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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말이면 각 신문사에서 올해의 신간을 선정한다. 모든 신문사의 목록에 빠지지 않고 등장했던 책이고 심지어 몇 신문사에서는 가장 중요한 신간에 선정되었던 책이다. 그 선정배경만 고루 읽어도 이미 책을 다 읽은 것 같은 느낌이 들 정도였다.

 

책의 위치는 사회학과 의학의 교집합이다. 2000년이 되어서야 미국에서도 첫 교과서가 발간되었다는 <사회역학(Social Epidemiology)>이 그 교집합의 위치다. 도대체 어떤 사회적 상황이 인체를 질병으로 몰아가느냐는 이야기. 결국 그 얼개는 얼마나 많은 사회적 소수가 역시 질병의 차별로 밀려가느냐는 것인데 들여다보는 잣대에 따라 엄청나게 다양하고 억울한 소수가 존재한다는 것이 문제일 것이다.

 

책에 등장하는 그 소수는 대개 하소연할 대상도 찾지 못하고 쏟어지는 거친 말에 상처입는 사람들이다. 쌍용자동차해고노동자, 성소수자, 가습기살균제사망자 가족, 세월호 유족의 모습이 책에 나온다. 차우세스쿠가 시행했던 낙태금지법이 도대체 어떤 방식으로 여성의 건강을 불평등하게 위협했는지가 데이터로 등장하기도 한다. 

 

내가 가장 관심을 갖는 것인 동성결혼금지와 종교적이유에 의한 대체복무허용이다. 모두 저자가 이 책에서 다루는 내용이다. 마침 캘리포니아에 머물 때 동성결혼금지법이 합법과 불법의 롤러코스터를 타고 있었고, 미국에서도 가장 개방적이라는 거기서 내거는 슬로건들의 황당함을 체험했던 터다. 전혀 논리적 일관성을 찾기 어려운 대체복무불허 역시 마음을 여전히 무겁게 한다.

 

내가 궁금한 것인 이 책이 주목받는 사회적 상황이다. 세월호 이후 황폐해진 사회를 발견한 그 구성원들이 스스로 마음을 다스릴 구심점을 찾고 있는 것은 아닌가하는 짐작이다. 대통령선거를 앞둔 토론회에서 경상도 억양으로 “동성애 반대합니까?”라고 거칠고 퉁명스럽게 묻던 이가 있었다. 그가 혹시 대통령이 되었다면 이 세상은 얼마나 더 암울하게 유지되었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이 책은 한국 사회가 아픈 상처를 조금씩 추스리고 있다는 증거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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