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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리카는 내게 평면으로 그려 인쇄된 이미지다. 간혹 거기 살고 있다는 얼굴이 검은 사람들의 모습이 알려지기는 했지만 역시 사진 속의 평면이었다. 그들이 사는 땅에 물과 산과 계곡이 있다는 느낌은 제대로 가져본 적이 없었다. 내게 아프리카는 신문에 보도되는 분쟁의 정치와 분노의 역사 정도로만 각인된 추상적인 객체였다. 설마 거기 실제로 사람이 살고는 있을까.  

 

그 대륙을 남북으로 걸어서 종단하겠다고 황당하게 마음 먹은 사람들이 있었나보다. 결혼한 지 얼마안되는 신혼부부는 제정신이 아니어야 하는 이 노정에 서로 동의하였다. 그리고 실제로 걷기 시작하였다. 출발점은 남아프리카의 희망봉이고 목적지는 예루살렘. 이 책은 그 도보여행의 목격담이다. 목적지는 예루살렘이지만 책 속의 서술은 532일간 6,975km를 걸어 킬리만자로 정상에서 마무리된다. 

 

책에는 산과 계곡과 사막이 모두 등장하지만 체체파리, 전갈과 사자도 등장한다. 목숨을 내걸라고 요구하는 위협요소들이다. 하지만 이 도보여행을 여행으로 만드는 것은 거기서 만난 사람들이다. 그 사람은 다양한 방식으로 조직되어 있으니 그 조직된 내용에 따라 평화와 분쟁의 현장이 교차한다. 짐바브웨, 모잠비크, 말라위, 탄자니아가 비솟한 자연조건을 갖고 있지만 결국 거기 사는 사람들이 조직된 방식에 따라 그 구성원들에게 전가되는 고통의 정도는 다 다르더라는 것.

 

우리가 익히 들어온 슬픈 아프리카의 현실은 실제로 현실을 목도한 사람들의 서술에 의해 더 선연해진다. 부패한 독재자와 통제할 수 없는 에이즈의 창궐, 결핍된 청결과 제국주의의 흔적, 책은 자꾸 제레드 다이아몬드를 생각나게 한다. 문명이 동서로 전파되는 것에 비해 남북으로 전파되는 것이 얼마나 더 어려운 것인지를 설파한 주인공. 남북방향은 기후변화를 동반한 이동이기 때문이다.

 

가장 유사한 책은 베르나르 올리비에가 실크로드를 걸은 후 쓴 <나는 걷는다>겠다. 그가 동서방향으로 걸었다면 이 부부는 남북으로 걸었기에 그 노정이 더 험악했을 것이다. 올리비에이 기행에서 가장 중요한 죵교는 이슬람이었다. 그러나 이번 여행객들이 만난 종교는 기독교였다. 아프리카의 기독교가 제국주의의 과거를 빼놓고 이해할 수 없는 것이기에 이 땅에 새겨진 근대사의 굴곡이 협곡처럼 드러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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