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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읽으면서 머리 속에 들어있던 단어는 ‘야만’이다. 어릴 적 아프리카 관련 동화에 있던 만화풍의 ‘야만인’ 이야기가 아니고 아프리카를 둘러싼 인간의 구체적인 행위로서의 ‘야만’이다. 아랍과 유렵이 이 대륙에 가한 야만, 그리고 아프리카 내부에서 벌어지는 야만, 그리고 야만, 야만.

 

유럽인들이 아프리카에서 사람들을 잡아 아메리카에 노예로 수출하기 오래 전부터 아프리카는 노예 사냥터였다. 아랍의 노예사냥이 바로 그것이다. 질문은, 그렇다면 그 흑인 노예의 후손들은 어디로 갔느냐는 것이다. 아메리카로 간 흑인노예들의 후손들이 미국 도시의 상당한 인구를 구성하고 있는데 비하면 훨씬 더 많이 잡혀 이주한 아랍의 노예들의 후손들은 어디에 있는가. 저자가 인용하는 답은 간단하다. 아랍으로 간 남자 흑인 노예들은 모조리 거세되었다는 것이다.

 

아프리카 대륙은 통째로 현대사가 남긴 모순의 현장이다. 대서양변에 여러 국가들이 오밀조밀하고 모여있는 것은 그 지역이 항해로 유럽에 닿아있다는 지정학적 이유 때문이고 결국 그 지역에서 거래된 것은 노예들. 내륙 국가들의 국경선이 기묘할 정도로 여기저기 기하학적 윈칙을 갖고 있는 것은 그 선을 그은 주체들이 제국주의 시대의 유럽국가들이라는 것. 이러니 어디 하나 근본적인 문제에서부터 자유로울 수가 없는 상황이다.

 

지금은 역사로 남았지만 리비아의 가다피라는 이름이 신문지상에 오르내릴 때 그의 부족 이야기기 계속 거론되었다. 아프리카에서도 여전히 가장 중요한 사회단위는 부족이라고 한다. 그런데 이를 완전히 무시한 국경선은 결국 부족갈등을 일으킬 수 밖에 없다. 국가의 수장으로 군림하는 통치자들은 결국 남의 부족에 대한 애정을 가질 이유가 없고 결국 부패와 탄압으로 사회를 유지할 수 밖에 없는 것이다. 처음부터 잘못 끼워진 단추를 추스릴 길이 좀처럼 보이지 않는 이 대륙의 이야기를 읽다보니 아시아의 동쪽에 앉아서 아웅다웅하는 것이 참으로 사치스러운 인생이라는 느낌만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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