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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60년대부터 30년 사이에 한국의 도시화율, 도시인구, 서울시 인구는 세 배로 늘었다. 초현실적인 변화다. 그런데 도시화의 과정이 비교적 소상히 설명되어 있는 런던과 비교하여 주목할 점이 하나 있다. 그 도시화가 곧 빈민화를 지칭하는 단어였음은 ‘자본론’을 쓴 저자가 생생히 서술한 바 있다. 그러나 오늘 서울을 둘러보면 그 빈민화의 흔적을 찾기 어렵다. 말하자면 시골에서 보따리를 싸들고 무작정상경한 인물들이 지금 중산층으로 편재되어 있다는 것이다.

 

이 책의 저자가 그 동력으로 간단하게 짚은 것이 아파트다. “그들이 중산층이 될 수 있었던 이유”라는 부제가 워낙 그 내용을 명료하게 설명한다. 여기서 아파트는 주거공간이 아니고 투자대상을 지칭하는 단어다. 시장의 아파트값이 하루가 다르게 치솟는 가운데서도 정부는 1998년까지 중요한 정책을 고수하고 있었으니 분양가 상한제다. 서민의 저축으로도 구입할 수  있는 분양가는 당첨이 되는 순간 천문학적인 전매의 대상이 되니 여기 끼어든 모든 이들이 거뜬히 중산층으로 변했다는 것이다.

 

문제는 불행히, 혹은 다행히 잔치가 끝났다는 것이다. 기회는 연속적이고 항구적이지 않으니 그 기회의 모습은 세대별로 다른 형태였다. 저자는 419세대로부터 오늘의 대학생들에 이르기까지 그 기이한 게임, 그 게임의 룰이 어떻게 변화해왔는지를 설명한다. 단순히 지표를 들먹여서 설명할 수 있는 주제도 아니고 전체를 일반화시킬 수도 없는 일이니 저자가 선택한 설명의 방식은 체험담을 옮기는 것이다. 때로는 체험자의, 때로는 가공체험자의 체험담.

 

저자는 디자인을 전공했다는 이력 때문에 질문을 받는 모양이다. 어차피 사회학자인 척 할 필요가 없는 상황에서 저자가 선택한 글쓰기는 ‘비평적 픽션’이라는 방식이다. 월간지의 종합기사를 읽듯이 쉽게 읽히지만 제대로 된 데이터를 받침으로 하고 있으니 소설처럼 넘어가지도 않는다.

대학재학생들과 이야기를 나누다보면 이제 이 사회에서 주거가 얼마나 중요한 변수인지를 깨닫게된다. 부모로부터 주거를 제공받지 못한 사회초년생들은 결국 노동소득의 절반에 가까운 금액을 주거비로 할애해야 하고 그 줄어든 가처분소득은 결국 사회구성원을 이분화시키는 기제가 된다. 그래서 이제 이 사회는 집을 가진 구성원과 갖지 못한 구성원으로 나뉘어 갈등의 불씨를 안게 되는 것이다. 문제는 건전한 근로소득을 모아서는 이 사이에 파인 심연을 건널 길이 없어진 채 사회가 고착화의 단계에 이르렀다는 것이다. 이 사회는 벌써 노년기의 나이를 먹나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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