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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작 수컷이 왜 그런 꼬리를 갖고 있는지에 관한 대답은 거의 나와 있다. 이를 지칭해 진화론 서적에서 자주 등장하는 단어가 ‘군비경쟁’이다. 수컷끼리의 군비경쟁. 암컷에게 잘 보이기 위해 도대체 합리적이라고 볼 수 없는 수준에 이르는 극한 치장을 표현하는 단어다. 문제는 그 해석이 인간의 관찰 결과라는 것.

 

이번 저자는 이러한 일방적 자연선택의 입장을 살짝 뒤집는다. 말하자면 수컷의 군비경쟁이 암컷의 감각진화를 일깨웠다는 것이다. 그걸 이 책에서 부르는 단어가 제목에 써있는 ‘아름다움’이다. 저자는 ‘적응적 배우자선택’이라는 단어로 설명한다. 수컷의 아름다움에 맞춰 암컷의 아름다움 인식 능력도 진화했다는 것.

 

저자는 초등학생 시절부터 조류관찰로 평생을 바치기로 작정한 사람이다. 당연히 이 책에서 등장하는 진화의 관찰대상은 조류다. 그리고 암수 성별의 치열한 미적 공진화를 파헤치는 것이 이 책의 내용이고. 그런데 인간이 ‘조류’라고 묶어서 부르지만 그들 사이의 종간 편차는 참으로 무지막지하게 다양하여 이처럼 두툼한 책이 필요해졌다.

 

저자는 인간이 자신들 사건을 ‘성폭력’이라고 부르는 그 사건이 조류에게도 등장하더라고 설명한다. 물론 가해자는 수컷인데 이 경우 암컷은 고소라는 사법적 방식을 취하는 것이 아니고 수컷이 자신의 몸속에 남겨놓은 씨를 자연적 방식으로 배척해낸다는 것이다. 수컷은 다시 이 방어기제를 돌파하기 위한 진화를 거치고. 과연 숲은 치열하다.

 

대단히 흥미로운 주제인데 저자가 조류가 아니고 포유류다보니 학계 내부에서도 동의를 얻기는 쉽지 않는 내용인 모양이다. 그래서 책의 상당부분은 저자가 억울하게 학계에서 왕따가 되었던 화풀이에 할애되어있다. 굳이 먼 나라의 독자가 알아야 할 필요가 있는지는 모르겠으나 어차피 독자는 골라가며 읽으면 될 내용이기는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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