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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번역되어 나온 책 <깃털>의 저자다. 알고보니 깃털이 아니고 씨앗이 저자의 전공에 더 가깝다. 그런데 이 저자는 여기서도 여전히 학자스런 글쓰기 방식을 선택하지 않는다. 말하자면 저널리스트의 여행과 취재 방식의 서술이라는 것이다. 질문은 간단하다. 도대체 씨앗은 왜 그런 방식으로 존재해야 하는가. 그리고 도대체 인간에에 어떤 영향을 미쳐왔는가. 저자는 묻는다. 책을 읽으면서 마시는 커피도 씨앗 아닌가?

 

책은 씨앗의 다섯 가지 특징에 따라 갈래를 잡고 있다. 물론 가장 중요한 것은 두 번째 꼭지인 “씨앗은 맺어준다”는 것. 생식이 가능하지 않다면 씨앗은 아무 것도 아니다. 그리고 이를 위해 나머지 특징이 필요하다. 영양분을 공급하고 견뎌내고 방어하고 이동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 다섯 가지 목표를 이루는 다양한 방법이 또 다양한 모양의 씨앗을 만들어낸다.

 

씨앗이 싹을 피우려면 스스로 양분을 얻는 능력을 얻기 전까지 먹을 양분을 갖고 있어야 한다. 저자가 표현한 것은 엄마가 씨앗에게 준 ‘도시락’이다. 그런데 도시락을 다 먹기 전에 죽으면 안되니 혹한 환경에 견뎌내야 하고 엄마의 발 밑에서 싹을 피우면 생존이 불가능하므로 가능하면 멀리 이동해야 한다. 참으로 다양하고 흥미로운 이야기가 감탄스럽게 전해진다. 

 

책에는 두 명의 전설적 인물이 등장한다. 바로 다윈과 멘델이다. 특히 보이지 않는 현상을 그처럼 일목요연하게 정리해낸 멘델의 이야기는 새삼스럽게 경이롭다. 그리고 다시 깨닫는 것은 과학에서 중요한 것은 여전히 상상력이라는 점. 도대체 어떤 머리가 그런 우성열성 유전자의 존재를 상상해냈을까 하는 이야기.

 

여전히 저자는 유쾌하고 흥미롭다. 자신의 꼬마 아들 노아와 함께 마당에서 벌이는 해프닝은 미국식 정원 풍경을 머리에 그리게 해준다. 책의 가장 인상적인 일화는 마사다의 씨앗. 기원 73년에 로마인이 침공했을 때 전원 자결한 유태인의 유적지다. 거기서 발견된 대추야자 씨앗이 2005년에 싹을 틔었다는 이야기다. 과연 씨앗의 승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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