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our address will show here +12 34 56 78

책은 당연히 당황스럽게 느껴지는 제목에 대한 설명부터 시작한다. 시장이면 무자비한 경쟁의 정글인데 거기 철학은 무슨 이야기냐는 당황스러움이다. 여기서 시장은 당연히 물리적 공간이 아니고 익명성의 타자들 사이에서 교환이 이루어지는 사회제체를 말한다. 저자는 아마존검색에서도 그런 제목의 책이나 문서는 없더라고 고백한다. 

 

책은 중요한, 그리고 충분히 동의가 가능한 전제에서 시작한다. 성숙한 시민정신과 건전한 시장질서는 서로 동행하며 상호보완적이라는 것이다. 그래서 저자는 시장과 법치주의, 시장과 사회적 신뢰, 시장과 시민정신의 상관관계를 키워드로 이야기를 풀어나간다. 여기서 전제되는 범위는 당연히 ‘오늘의 한국’이다. 주목받는 경제적 성장을 이룬 한국이 선진국이 문턱에서 진입실패를 겪는 이유는 무엇인가가 저자가 내미는 중요한 질문이다.

 

책은 흥미로운 대비를 꺼내든다. 허생전과 베니스의 상인이다. 공통점은 모두 장사꾼이라는 것이다. 저자가 이들에서 읽어내는 것은 그 장사꾼들이 이행하는 상업방식과 그들이 뛰어드는 시장의 사회적 대비다. 베니스의 시장이 자율성과 상호신뢰에 근거한 계약과 법치주의를 근거로 유지되는 데 비해 허생의 시장은 매점매석과 투기의식을 전제로 했다는 것이다. 

 

제목처럼 책은 시장의 철학에서 시작하기는 한다. 그러나 책의 전체 내용을 다시 정리하면 한국사회비평으로 일컫는 것이 옳을 것이다. 뚜렷한 목표를 놓고 시작한 책은 중반을 넘어서면서 논점과 쟁점이 흔들린다. 명사사용이 과다한 저자의 문장도 쉽게 읽히지는 않는다. 보수와 진보, 혹은 좌파와 우파 사이에서 균형잡힌 입장을 유지하려는 저자는 이해하지만 진보는 종북이라는 테두리에 동의하는 저자의 입장에 동의하기도 어렵다.  

 

현재 한국사회의 성장을 가로막는 가장 중요한 장애는 사회신뢰성 결핍이라는 점을 부인하기 어렵다. 저자 역시 이 주장을 뚜렷하게 부각시킨다. 2008년의 광우병촛불시위를 중요한 사회현상으로 읽고있는 저자는 벌써 책의 개정본을 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책은 소위 <민간인에 의한 국정농단>과 촛불시위 직전에 출간된 것이다. 한국사회는 참으로 한치 앞을 예측하기 어려울 정도로 흔들린다. 저자가 깔아놓은 전제에 의하면 2017년 한국사회는 근대사회에서 다시 훨씬 더 멀어졌다. 그걸 대통령이 조장하고 입증한 것이다.


REVIEWS

REVIEWS

REVIEWS

REVIEWS

식전

REVIEW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