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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그대로 문명사를 다룬 이 책의 첫 꼭지 제목은 ‘두 개의 강’이다. 그러면 당연히 이 저명한 미국 교수의 책이 티그리스강과 유프라테스강으로 시작할 것을 짐작해야 한다. 다음은 비옥한 초생달이 설명되고. 그러나 이 책의 두 강은 템스강과 양쯔강이다. 시기는 1420년대의 풍경. 당시 세계에서 가장 큰 도시는 인구 50만에서 100만 사이의 난징이었으며 런던은 침체의 늪에 갇혀있었다는 것,

 

질문은 익숙한 것이다. 과연 지난 500년의 시간 동안 무슨 일이 벌어졌기에 지금 유럽은 유럽이 되었고 중국은 한낱 개발도상국으로 지칭되는 수모의 상태로 뒤처지게 되었는가. 그 이유에 대한 설명이 이 방대한 책의 내용이다. 그리고 그 사이에 유럽에서 벌어진 사건을 지칭하는 단어가 바로 이 제목이다. 시빌라이제이션.

 

명성이 허튼 것이 아니라고 확신을 시키듯 저자는 단호하게 여섯 가지의 사연으로 그 이유를 정리한다. 경쟁, 과학, 재산권, 의학, 소비, 직업. 유럽이라는 곳도 나름 복잡한 사연들이 기구한 집합체여서 유럽과 중국이 각 꼭지 아래 명료하게 대비되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필요한 지역을 사례로 들춰내며 저자는 자신의 정리를 일목요연하게 설명해나간다.

 

인류 역사의 표본 크기는 1이다. 이것이 바로 저자가 서문에서 지적하는 것이다. 우리는 이전에 반복되지 않은 세상을 목도하고 있다. 앞으로의 세상도 그러할 것이며 유럽의 문명을 이끈 여섯 가지 사안이 여전히 미래에도 적용가능한 것이라고 단언할 수는 없다. 그리고 유럽, 혹은 그 부분으로 분류될 수 있는 미국이 여전히 그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으리라고는 믿기 어렵다. 쇠락의 징후는 새삼스럽지 않다. 문제는 그 속도다.

 

책은 뒷 부분은 바로 그 지점을 지적한다. 책에 나온대로 개발독재를 통해 전대미문의 발전속도를 보인 한국의 사례 역시 특수해임에 들림없다. 주목할 것은 이제 다시 중국이라는 점. 세계 최대의 에너지소비국으로 부상하고 있는 중국의 미래가 관심사다. 근대 유럽의 힘이 되었던 프로테스탄트 윤리에 비교할 만한 가치관이 있는 것 같지 않은 중국은 양쯔강의 신화를 회복할 수 있을까. 한국에 앉아 있는 독자에게도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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