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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계는 경이 그 자체다. 시간을 측정한다는 사실만 해도 일단 문화사적으로 엄청난 사건인 것은 틀림없다. 그런데 그 시간을 손목 위에 얹힌 이 시계라는 도구로 일사불란하게 측정, 혹은 계측, 혹은 규정한다는 것이 어찌 보통 일일 수 있을까. 그 계측의 하일라이트는 째깍째깍 소리와 함께 움직이는 초침이다.

 

이 책은 크게 두 부분으로 이루어져있다. 앞의 내용은 왜 시계가 그런 모양을 갖게 되었으며 그 안에 어떤 기계들이 갖춰져 있는지, 뒤의 내용은 전 세계의 중요한 시계 메이커들이 어떤 것들이 있는지. 우선 중요한 책의 미덕은 화려한 사진이다. 시계가 지닌 그 정교한 가치를 사진들은 하나도 놓지지 않고 보여주고 있다. 그냥 ‘시간을 재는 기계’를 넘어서는 가치를 사진들이 보여주는 것이다.

 

백화점과 면세점에 가면 우리가 뻔히 아는 그 시계들이 보인다. 로렉스, 오메가, 불가리, 까티에르 등등이 바로 그 이름들. 그러나 이 책에는 패션소품으로서의 시계가 아니라 시간과 천체를 계측하는 도구로서 시계를 만드는 메이커들이 먼저 등장한다. 중요한 것은 이 메이커들이 자신들이 만드는 것이 정교한, 극도로 정교한 기계임을 잊지 않는다는 점. 그리하여 최고의 라인업을 형성하는 시계들은 모두 그 메커니즘을 고스란히 보여주고 있다. 거기에 보석을 박고 값을 올리 것은 이들에 비하면 상대할 수 없는 하수들.

 

책을 통해서 인간이 지닌 집념이 생각난다. 우리는 그냥 시간의 몇 분 단위 정도만 알고 있는 것으로 생활에 문제가 없다. 그러나 굳이 극한 상황에서 달과 천체의 움직임까지 새겨넣어야겠다는 인간의 집념이 천 개가 넘는 부품으로 변하고 조립되어 손목 위에 얹힌다. 책에 시계들의 값은 나와있지 않지만 짐작은 할 수 있다. 굳이 그런 시계를 사서 차고 다닐 필요는 없다 하더라고 그런 시계의 가치를 이제는 어느 정도 가늠할 수 있게 된 것은 아닐까하고 공연히 뿌듯해지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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