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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문은 간단하다. 전통이 도대체 무엇이냐. 그러나 답은 참으로 복잡하다. 전통에 관해 무지할수록, 전통에 관해 진지할수록, 그리고 거기에 답하려는 사람의 수가 많을수록 답은 더 복잡해진다. 그 모든 조합을 극단적으로 다 갖춘 사례가 바로 이 숭례문 복원일 것이다. 옆에 선 사람이면 무책임한 답을 하거나 모르는 척하면 되겠지만 누군가는 최대의 인원을 만족시켜야 하는 답을 내야하는 자리에 있기도 하겠다. 이 책은 바로 그 사람이 쓴 글이다. 그 자리의 이름은 숭례문복구단장.

 

답을 하기 위해서는 질문에 대해 좀더 물어야 한다. 그 전통은 고정적인 것인지 유동적인 것인지. 고정적인 것이라면 그 고정의 시점은 언제인가. 유동적인 것이면 그 답은 단수인가 복수인가. 복수라면 그 갈래는 몇 개인가. 그 갈래가 복수라면 따라야 할 길은 어떤 것인가. 그 복수의 길은 병존이 가능한 것인가 아닌가. 이 책에는 이런 질문이 현실의 문제로 돌변해서 사안마다 고개를 든다. 

 

이런 어려운 문제에 얹히는 것은 현실이다. 관련된 장인들의 생존과 자존심이 걸려드는 것이다. 거기에는 물론 간판만 내건 협잡군이 있을 터이니 이들을 가려내는 역할을 해야 하는 것도 그 자리의 몫이다. 자리의 무게로 판단하지 못하거나 책임을 회피해야 할 경우 필요한 것은 위원회다. 개인의 이름을 걸지 않고 전문화된 집단의 힘을 빌려 판단을 의지하는 것이다. 그러나 그 위원회라는 집단도 분열된 개체의 단순합이라면 어쩌겠는가.

 

신문 1면에 사안이 등장하면서 질문과 답은 끝난 것이 아니었음이 드러났다. 존재하지 않는 전통의 방식을 어떻게 적용하는가. 존재하지 않는 부재를 어떻게 대체해야 하는가. 러시아산 소나무가 사용되어 그 전통의 갈래에 들어있지 않다면 코발트를 수입해서 바른 청화백자는 전통인가 아닌가. 매일 수입해서 조리된 식품을 먹고 수입한 휘발류를 불사르면 살고 있는 우리는 과연 누구인가. 책은 참 많이 묻고 있다. 이런 책을 써도 좋은 자리의 저자이며 적당한 시기인가의 문제는 다른 사안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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