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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앞에 숨은 단어는 ’20세기 후반’이겠다. 그리고 그 사상을 담은 매체는 책이라는 전제가 숨어있다. 어떤 책은 세상을 흔들었고 어떤 책은 흔들린 세상의 모습을 날카롭게 진단했다. 그 진단을 통해 우리가 살고 있는 사회의 모습을 자각할 수 있었다는 이야기.

 

여기 호명된 책은 도합 40권이다. 문학과 역사, 철학과 자연과학, 정치와 경제, 사회, 그리고 나머지들이다. 나머지에 들어간 것은 문화, 여성, 환경, 지식인 정도의 ‘기타’에 해당할 내용들이다. 사회학자인 저자는 본인의 편향성 때문이라고 쓰고 있지만 선발의 공정성에 크게 이의를 제기할 것도 없어 보인다. 문제는 대표로 뽑히기 위해 뽑힌 40권 외에 적지 않은 연관서를 저자가 호명하고 있다는 것.

 

이런 책이 갖는 가치는 전체를 조감하는 시각을 갖게 한다는 것이다. 20세기 후반 인간이 군집한 세상에 어떤 거시적 흐름이 있었는지 맥을 짚을 수 있게 한다는 것. 내 판단으로는 그 맥을 짚어주는 사람이 바로 선생이다. 말하자면 학생들에게 사고의 좌표를 설정하는 힘을 갖게 하는 사람이다. 그런 점에서 이 책은 탁월한 선생이겠다. 

 

이 책의 미덕은 책의 제목을 호명하는데서 끝나지 않는다는 것이다. 가장 중요한 것, 그것은 그 책들과 저자의 사고가 한국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를 잊지 않고 설명한다는 것이다. 그 덕에 저자가 읽기를 권하는 책의 수량은 사정없이 늘어난다. 그럼에도 결국 한국의 이야기를 빼놓으면 그 추천은 “접시닦이가 빌려온 학문”에 지나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이 저자는 독자의 사정을 봐주지 않는다. 나는 존 롤스의 <정의론>을 밑줄 치며 읽다가 1/10도 넘기지 못하고 중단했다. 페르낭 브로델의 <물질문명과 자본주의>는 번역본 기준으로 여섯 권이다. 나중에 번역자를 만났는데 그 책을 어떻게 다 읽었느냐고 기이해 했다. 20세기 후반이 아니고 인류사를 뒤흔든 사상을 잠깐 생각했다. 종교의 경전이 아니라면 <프린키피아>, <천체의 회전에 관하여>, <종의 기원>, <자본론> 등이 생각났다. 비교하니 20세기 후반은 과학의 시대는 아니었다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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