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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텔에서는 자신들이 만든 컴퓨터 칩이 한국에서는 사회학적 용어인 걸 알면 의아해할 것이다. 386. 이건 이미 사회학적 영역을 넘어선 단어이기도 하다. 지금은 세월이 지나 586으로 지칭되기는 하지만 적어도 뒤의 단어 ‘세대’는 여전하다. 사회적 변화를 재단하는데 가장 막강한 힘을 갖는 단어.

 

저자는 우리가 상습적으로 붙이고 호명하는 그 ‘세대’를 훨씬 더 깊이 들여다본다. 그것은 지칭되는 대상의 문제가 아니고 호명하는 주체의 문제이고 결국 거기에는 룰과 선수가 있다는 것. 그래서 그것은 세대게임으로 불려야 하는 것이고.

 

저자는 단순히 한 시대를 함께 살았다는 이유로 대상을 ‘세대’로 묶는 일이 얼마나 무의미한지를 설명한다. 맞는 말이다. 호명되는 386에도 우파와 좌파가 모두 포함되는 다양한 스펙트럼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저자가 주목하는 것은 나이가 아니고 시간 고향으로 지칭되는 사건이다. 그곳에 대해 자신을 투영하는 사회적 묶음을 저자는 시간향우회라고 지칭한다. 공간적 용어가 시간적 용어로 탈태하는 순간이다.

 

당연히 책에서 중요하게 거론되는 것은 가장 최근의 사건이다. 촛불과 맞불. 박정희와 박근혜에 대해 저리도 놀라운 집착을 보이는 집단은 과연 어떤 사고구조를 갖고 있는가. 저자의 진단은 대상이 아니고 집착을 보이는 주체의 문제라는 것이다. 박정희라는 개인에 투영되어 있는 집단의 정체성 문제.

 

책의 문장은 사회학 책으로는 드물게 간결하고 단호하다. 그럼에도 술술 읽히지 않는 것은 저자가 가공해내는-fabricate라는 단어가 더 적확할 것인데- 개념의 깊이가 녹록하지 않기 때문이다. 전통적인 사회학의 계량단위인 ‘계급(class)’이 한국에서는 ‘세대’로 바뀌어 있는 상황을 훨씬 더 깊이 있게 이해할 수 있게 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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