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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만으로는 이 책의 전체 내용을 짐작하기 어렵다. 그런데 책을 다 읽고 나면 이 제목 외에는 책을 설명할 길도 없다는 생각이 든다. 제목의 단어 ‘성장’은 ‘진보’라고 바꿔 읽어도 된다. 그렇다면 이 책의 시대적 주인공은 18세기 정도가 될 것이다. 우리가 ‘계몽주의’를 떠올리는 그 시기.

 

저자는 사소하고 허탈하며 또한 가끔 널리 알려진 질문을 끌어들인다. 왜 중세에는 산업혁명이 없었을까, 왜 중국에는 산업혁명이 없었을까와 같은 질문들이다. 이 질문에 답하기 위해 먼저 사회 구조를 들여다봐야 하는데 이때 문화라는 단어가 필요하다. 저자는 문화가 “사회적으로 전달되며 사회의 다른 구성원이 공유하면서 사람들이 행동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신념, 기치, 선호의 집합체”라고 강조한다.

 

이 두꺼운 책의 나머지는 앞의 질문에 대한 저자의 대답이다. 도대체 16세기 이후 유럽에서는 어떤 일이 일어났을까. 저자는 먼저 문화적 사업가라는 개념을 제안한다. 아이돌그룹을 육성해서 돈을 버는 사업이 아니다. 지식을 확산하고 사상을 전파하여 물질적 진보를 달성한 이들을 일컫는 단어다. 책에는 베이컨과 뉴턴이 호출되어 있다.

 

저자는 18세기 유럽의 편지공화국을 부각시킨다. 혁신가들이 대중을 설득하는 공정한 기회를 부여받는 시장의 기능을 했던 시스템이다. 서로 편지를 주고 받으며 업적과 지식만으로 도전하고 평가받던 시스템이다. 이전에 뉴턴, 라이프니츠, 하위헌스, 헬리 등이 주고받은 편지들에 관한 책을 읽은 적이 있는데 과연 그것이 유럽의 독창적 문화였다는 것이다.

 

저자는 이 성장과 혁신의 사회를 위한 기반을 설명한다. 더 높은 신용과 협력으로 거래비용을 줄이고 교환을 촉진해 원활하게 작동하는 시장이 등장하는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는 것이다. 요즘 단어로 하면 사회자본이겠다. 저자는 간단히 인용한다. “국가마다 서로 다른 신뢰 수준은 국가의 소득 수준 차이를 설명할 수 있는 것으로 밝혀지기도 했다.” 영어실력만으로는 이를 수 없는 내공의 역자들 능력이 돋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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