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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진국’이 아니고 ‘선진국이라는 담론’에 관한 책이다. 도대체 그것이 어떤 과정을 거쳐 한국 사회에 자리 잡게 되었고 그것의 함의가 무엇인지를 설파한 내용이다. 우리가 워낙 일상으로 접하던 단어여서 그 정체를 의심해보기 어려웠던 주제다.

 

저자는 대통령을 포함한 소위 오피니언리더들의 발언과 신문보도를 통해 그 담론의 등장을 파헤친다. 아니나 다를까 그 배경에는 미국이 있었다. 그 비교우위와 열위를 점하는 단어에 앞서 등장했던 단어로 저자가 설명하는 것은 ‘개화’다. 1890년대에 서양과 동양의 위계가 명확해지기 시작했다는 것.

 

일제시대를 관통하는 개념은 ‘문명’이었다는 것이 저자의 이야기다. 문명국이 야만국을 지배하고 한 수 가르쳐주기 위해 통치하는 것이 자연스럽다는 담론. 놀랍게 이 문명의 구도는 광복 후에도 이어졌다는데 서구문명의 물질적 가치는 인정하되 우리의 정신문명에 대한 자부심은 잃지 않았다는 것이다.

 

소위 선진국(developed country)으로 표현되는 발전담론은 2차대전 이후 미국의 발명이며 그 기폭제는 트루먼대통령의 취임연설이었다는 것이 저자의 지적이다. 그리고 1960년대의 박정희정권이 들어서면서 결여된 정치정당성을 확보하기 위해 공격적 경제정책이 필요해졌는데 여기 ‘선진국’ 담론이 등장했다는 것. 그리고 이것은 이명박, 김영삼 정부에 들어서며 ‘세계화’ 담론으로 바뀌어 나갔다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필요한 것은 그 ‘선진국’ 담론이 남긴 의미다. 저자는 그 발전주의자들이 배경에 깔고 있는 것이 강자의 논리라고 지적한다. 발전주의 기득권층은 선진국을 향한 치열한 경쟁으로 사회를 몰고 갔지만 막상 그 논리를 자신들에게 적용시키지는 않았다는 것이다. 그렇게 ‘선진국’으로 집단화된 담론 속에 개인의 행복은 묻혀버렸으니 이제 ‘사람이 먼저다’라고 이야기할 때가 된 것은 당연하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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