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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와 산책이 결합되어 남겨진 책으로 가장 널리 알려진 것이 벤냐민의 저술들일 것이다. 그리고 그 중에서 가장 대표적인 것을 또 꼽으라면 <아케이드 프로젝트>가 아닐까. 이 책은 산책자로는 1930년대 조선의 구보가, 서술자로는 유럽의 벤냐민이 빙의하여 쓴 책이라고 보면 될 것이다. 그가 산책한 곳은 21세기의 서울이다. 바로 지금의 서울.

 

저자는 하루에 걸은 도시의 모습을 글로 옮겨놓는다. 영등포에서 시작한 완보는 숭례문, 광화문을 거쳐 청계천, 홍대앞, 코엑스몰, 강남역을 주유하여 다시 영등포로 마무리된다. 산책자의 눈 앞에 펼쳐지는 도시 풍경은 시간과 장소를 종횡으로 오가는 저자의 머리 속에서 새로운 입체로 재조직되어 문장으로 표현된다. 도시의 승리라는 단면을 믿어 의심치 않아야 당연할 건축쟁이에게 좀 뒤로 물러서서 대상을 볼 여지를 마련해주고 있다. 

 

구경과 산책이 다른 것은 그 적극성 차이다. 산책자는 스스로 대상을 재단하고 분석하여 새롭게 해석한다. 이 책에서는 그 해석의 산책자들이 망라하여 소환되어 있다. 현대 한국의 문인들은 서울의 목격자로서 당연히 그러할 것이며, 도시에 관해 문장을 남긴 이들은 맥락이 닫는다면 수시로 등장하여 입장이 표명된다. 도시는 인류의 가래침이라던 그, 루소는 당연한 까메오.

 

굳이 도시에 관한 관찰이어서가 아니어도 저자의 탄탄한 문장이 책을 매력적으로 만든다. 책 날개에 적힌 저자의 이력에 일간지 신춘문예의 평론당선이 들어있는 것이 허명을 이루지 않았음이 책에 드러나 저자의 독서량과 필력을 고스란히 보여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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