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our address will show here +12 34 56 78

제목은 북촌이라고 제한적으로 붙어있지만 공간적 배경은 조선시대의 역사가 남아있는 동네 전반이다. 그래서 책이 다루는 범위는 자하문 너머 세검정까지 포함되어 있다. 북촌이 정확히 어디까지냐고 시비를 거는 것은 무의미하다. 조선시대부터 쌓여 서울의 골목에 남아있는 사람의 흔적을 이 책은 보여주려하기 때문이다.

 

20년의 취재와 5년의 저술로 펴낸 600년의 이야기라는 뒤표지의 설명이 그르다는 느낌이 들지 않는다. 이런 책은 도서관에 틀어박혀서 쓸 수 있는 것이 아니고 말할 수 없는 발품을 요구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다보니 저자의 직업도 이를 받쳐줘야 하는데 아니나 다를까 저자는 근 삼십 년 가까이 신문기자였다고 한다.

 

책에서 등장하는 사람들은 도시에서 사는 삶의 가치가 어떤 것인지를 보여준다. 즐겁다거나 신기하다는 그런 가치가 아니고 어떻게 사는 것이 품위있는 것인지를 보여준다는 것이다. 소위 남아있는 반가의 법도는 이렇구나 하는 것. 책을 덮고 애틋한 것은 그런 것이 이제 책의 소재가 되어야 할만큼 우리 주위에 별로 남아있지 않다는 점. 성균관에서는 아직도 공자를 비롯한 중국귀신들에게 제사를 지내고, 아직 남은 이런 저런 제사의 제관들이 양복과 넥타이를 받쳐입는다는 사실이 오늘의 우리를 모순적으로 보여준다.

 

새로 생긴 막 되어먹은 동네를 전전하기 전에는 나도 종로구민이었다. 버스정류장에 서있어도 마음이 푸근해지는 그런 곳이 바로 종로의 주택가다. 이 책은 그런 동네의 더 깊은 속내를 보여준다는 점에서 반갑다. 책의 표지디자인이 내용과 썩 잘 어울리지는 않는다는 생각이 남는다.


REVIEWS

REVIEW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