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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제는 도시가 아니고 통일이다. 어떤 모습으로 통일을 이루어나가야 하겠느냐는 것. 저자가 바라보는 통일의 길은 정치, 사회, 문화적인 것이 아니라는 점에서 신선하다. 정확히 말하면 설득력이 있다. 통일을 이야기할 때 가장 두려워하는 것은 바로 단기적 경제손실이다. 이 두려움이 장기적 경제이득의 기대를 가리고 통일을 경원의 대상으로 만들고 있다. 그런 점에서 저자는 통일의 길이 경제와 산업의 분배에 있다고 주장한다.

 

저자는 네 종류의 통일 시나리오를 점검한다. 우리의 모호한 기대와 달리 정치적인 동기에 의해 이루어지는 통일은 거의 확실히 북한을 남한으로부터 떼어 놓는다. 그것은 통일이 아니고 새로운 분단이 되며 현 북한은 남한과 관련없는 다른 국가가 되리라는 것이다. 혹은 그런 연방의 일부. 그런 점에서 저자는 지금 이루어야 하는 일은 남북한이 서로 떼어놓을 수 없는 단일 경제 종속체가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여기까지는 그냥 그렇겠다고 고개를 끄덕일 수도 있다. 그러나 이 책에서 저자가 발휘하는 능력은 구체성이다. 서울과 평양이 서로 어떤 방식으로 산업을 재배치해야 하느냐는 것. 그 재배치의 전제에는 두 사회가 이미 형성해놓은 장단점, 지리적 가능성과 한계, 물류 이동의 가능성 등이 모두 포함되어 있다. 바로 이런 구체적이고 현실적인 모습이 이 책을 의미있게 하고 그 주장에 동의할 수 있게 만든다.

 

북한의 상대적 경쟁력은 자원과 노동력이다. 남한의 경쟁력은 자본과 기술력. 이 장점들이 서로 보완되어 강력한 경쟁력을 지니기 위해서는 서울과 평양이 클러스터를 이루며 광역 기간산업단지를 형셩해야 한다는 것이다. 말하자면 남북한의 M&A가 일어나야 한다는 것이다. 건축을 전공한 저자답게 각 산업분포와 지리적 특성에 기반한 도식을 통해 논리를 펴나가는 모습이 인상적이다. 

 

공허할 만큼 거대한 한반도통일 다이어그램을 접하기는 했으나 이처럼 구체적이되 충분한 크기의 거대통찰력을 선보이는 책을 본 기억이 쉽게 나지 않는다. 외국의 사례를 통해 더 쉽고 설득력있게 논지를 받쳐주는 것은 더 믿음이 가게 하는 덤이라고 하면 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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