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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과 달리 서울의 역사에 국한된 책은 아니다. 그냥 오늘의 우리가 어디서 왔는지를 구석구석 파헤친 책이다. 그 우리는 서울에서만 살고 있는 것이 아니고 한국 여기저기에 골고루 흩어져살고 있기 때문이다. 오늘의 우리를 만든 시대로 저자는 대체로 조선후기, 대한제국시대에 집중한다. 그래도 우리가 짚을 수 있는 일상에 관한 자료가 그 시대에 몰려있으므로.

 

주목할 것은 저자가 등장시키는 근거들이다. 그것들은 단지 시각적 자료들이 아니다. 우리들의 오늘을 구성하고 있는 일거수 일투족들이 모두 저자가 들여다보는 자료들이다. 특히 우리가 일상으로 사용하는 단어에 대한 저자의 정밀한 관찰은 혀를 내두르게 한다. 도대체 그 내용들을 어떻게 찾았느냐고 저자에게 묻고 싶어지는 내용들이다. 소매치기, 돗떼기시장과 같은 단어들의 어원을 찾는 일은 신기하고 놀랍다.

 

이런 책을 쓰기 위해 필요한 저자의 능력은 박물학적 지식에 그치지 않는다. 일상에 대한 관찰과 분석, 그리고 오랜시간 축적된 일상의 경험, 그리고 잡다히 흩어진 자료들을 일목요연하게 묶어낼 수 있는 상상력이 모두 필요하다. 게다가 이 저자의 적당히 냉소적이고 충실히 분석적인 글쓰기 방식은 내용을 넘어 책 읽는 과정을 대단히 흥미롭게 만든다.

 

내가 미국에서 체류하는 동안 출간된 책이어서 좀 뒤늦게 발견하고 읽게 된 책이다. 책의 곳곳에서 발견되는 저자의 성찰은 이 책을 문화역사서 이상의 가치를 갖게 만든다. “거지는 빈곤화의 산물이라기보다는 격차 확대의 산물이다. 빌어먹을 구석이 있어야 거지질이라도 할 것 아닌가.”정도의 서술은 저자가 단지 책과 사료를 파고드는 학자에 머물지 않는다는 증명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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