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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을 간단히 하면 그냥 ‘신’이다. 이런 막중한 주제는 아무리 간단하게 서술하려고 해도 책을 물리적으로 막중하게 만들 수밖에 없다. 이 책도 물경 860쪽에 이르는 부피다. 대개의 이런 책에 대한 선입견을 깨고 국내 저자의 책이라는 점이 주목할 만하다. 도대체 어떤 이가 이런 주제의 책을 낼 수 있을까. 서술은 허를 찌르고 경어체로 진행된다. 바로 앞에 앉혀놓고 이야기를 하는 듯한 서술이어서 놀랍게도 책은 빠르게 읽힌다.

 

서양문명을 꿰뚫는 신이니 당연히 기독교에서 지칭하는 그 신이다. 성서에서 ‘하나님’ 혹은 ‘야훼’로 지칭되는 그 존재. 책의 첫번째 질문은 미켈란젤로의 <천지창조>에서 시작한다. 그가 그려놓은 이 신은 아담과 같은 인격체의 모습을 하고 있다. 이것은 중요한 단서다. 르네상스 시기의 신의 이해는 그리스 시대의 사고를 전승하였으며 따라서 신에 대한 이해는 그리스신화에서 등장하는 인격체로서의 모습을 계승하고 있다. 그러나 막상 구약성서에 등장하는 신은 인격체의 모습을 부인한다.

 

도대체 누구냐고 묻는 모세의 질문에 대한 야훼의 대답은 영어로는 저 유명한 문장이다. “I am who I am.” 신은 그냥 존재 자체라는 것이다. 우리가 우리의 신체를 빗대 이해할 만한 어떤 근거도 존재하지 않는다. 책은 몇 가지 묵직한 명제를 이어간다. 신이란 무엇인가, 신은 존재다, 신은 창조주다, 신은 인격적이다, 신은 유일자다. 이러한 신의 이해형성에 관해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해온 이는 플라톤과 아리스토텔레스, 그리소 아우구스티누수와 토마스 아퀴나스다. 나머지 등장인물들은 조연 정도.

 

이런 책에서는 저자의 입장이 중요하다. 기독교인인 저자는 후반부에 들어서면서 기독교인으로서의 서술로 들어선다. 신에 관한 내용과 기독교에 관한 내용은 섞이는 부분이 있을 지라도 분명 구분점이 있어야 할 것이나 저자는 후반부에서 경계를 흐리고 있다. 책 후반부에서는 삼위일체의 강령이 형성되는 역사가 서술된다. 삼위일체는 신, 예수의 존재와는 관계없고 후대의 이해방식에 관한 것이다. 인용되는 서양 고전 문헌들은 즐거운 보너스. 나는 기독교는 천동설 시대의 종교라고 생각해왔는데 그런 사고에 대한 좋은 반론도 들어있다. 물론 내가 입장을 바꾸지는 않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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