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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 무지 어렵다. 저자가 말을 꼬아놔서 어려운 것이 아니고 대상이 어렵다. 고등학교 시절 생물시간에 ATP의 순환과정에 관해 명료하게 이해하지 못하고 그냥 외운 사람이라면 어렵다고 느끼지 않을 도리가 없다. 아마 지금까지 읽은 진화론 관련 저술 중에서 가장 힘에 겨운 책이었다. 그러나 그것은 책과 저자의 잘못이 아니고 원래 그런 내용을 다루고 있기 때문이다.

 

진화론의 증거는 두 가지의 방향으로 접근된다. 화석, 혹은 유전자. 화석은 우리 눈에 보이는 것들을 순서대로 나열해서 설명하기 때문에 그게 뭐 어려울 것이 없다. 문제는 수십억 년의 역사를 살아남은 화석은 무작위하고 이를 줄 맞춰 세워놓기는 과학자들 입장에서는 어렵다. 그 비어있는 틈새를 일목요연하게 끼워 맞춰줄 수 있는 것이 바로 유전자다. 아쉽게도 그 유전자는 우리 눈에 보이지 않고 그래서 이 설명을 이해하는 것이 독자 입장에서 쉬울 리가 없다. 이 책은 바로 그 유전자를 통해 진화를 설명한다.

 

책은 놀랍다. 우리는 단세포생물, 아니 무생물에서 진화했다는 진화론의 이야기를 저자는 단호하게 확인시킨다. 바다 속의 뜨거움이 분출되는 열수분출공이 바로 첫 생명이 태어난 지점일 것이라는 것이 저자의 지적이다. 그 단순하던 세포는 역시 단순히 변화만 하는 것이 아니고 서로 먹고 먹힌다. 그 와중에 이상한 방식으로 남의 세포에 들어가서 본래의 모습을 잃지 않은 세포가 있으니 그것이 바로 미토콘드리아. 

 

저자는 그간 진화론에 관해 던져진 질문을 일망타진하고 있다. 왜 유성생식이 존재해야 했는가. 왜 근육을 가진 동물이 지구 위를 덮기 시작했는가. 왜 온혈동물이 존재하는가. 그리고 진화론의 하이라이트이자 진화반대론자들의 집중 타격점, 눈. 눈은 어떻게 세상을 지배해왔으며 인간의 눈이 그 최고 결정체가 아닌 이유는 무엇인가. 아음은 진화의 산물인가. 왜 죽는가.

 

21세기에 <네이처>,<사이언스>등에 발표된 논문을 종횡무진 인용하는 저자 덕에 우리는 어디에 서 있는지를 좀 더 명쾌하게 이해할 수 있게 되었다. 덜 먹으면 오래 산다는데 심지어 그것도 진화론으로 해석을 하다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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