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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의 이전 책이 우선 인상적이었다. <서양문명을 읽는 코드, 신>은 주제와 원고량으로 당연히 외국의 석학이 쓴 번역본으로 짐작하고 읽었던 책이다. 책 날개에 소개된 저자는 독일 프라이부르크대학와 튀빙겐 대학에서 철학과 신학을 공부했다. 어떻게 그런 책을 쓸 수 있었는지를 가늠하게 해주는 이력이다. 이번의 주제는 ‘생각’이다.

 

꽃이 생각을 한다고 믿지 못한다면 소라와 거북이도 그렇겠다. 그렇다면 생각이 인간의 내재적 본성이라고 보기도 어려울 수 있을 것이다. 저자는 바로 이 점에 주목한다. 생각은 기원전 8세기에서 5세기에 걸쳐 발생한 것들이고 그 지역은 그리스라는 것이다. 물론 ‘축의 시대’로 알려진 때에 다른 곳에서도 생각이 존재하였겠지만 저자는 그 생각이 어떤 도구를 갖고 있었느냐에 따라 오늘 우리가 접하는 문화가 다르다고 지적한다.

 

고대그리스인들이 갖고 있던 도구는 언어다. 물론 다른 지역에도 당연히 언어가 있었지만 그리스인들의 언어가 다른 것은 비교가 되기 어려울 정도로 간단, 명료, 정확한 단어들로 이루어진 것이었다는 것이 저자의 이야기다. 같은 칼이라도 얼마나 날이 살아있는지에 따라 몽둥이와 회칼의 사이를 오가는 것이 바로 그 사례가 되겠다.

 

저자는 고대그리스를 받치고 있던 중요한 단어 다섯 개를 짚어낸다. 은유(metaphor), 윈리(arche), 문장(logos), 수(arithmos), 그리고 수사(rhetorike). 세상의 원리를 궁금해하고 이를 문장과 수로 표현하거나 은유로 이해시키고 수사로 설득시켜 나간 것이 유럽의 문화를 지탱하는 가장 큰 힘이 되었다는 것이다. 그리고 컴퓨터와 인터넷 덕분에 정보와 지식이 홍수처럼 밀려드는 사회에서도 여전히 이들의 힘은 공고하다는 것이고.

 

다섯 개의 중요한 개념이 헤로도투스를 필두로 한 고대그리스를 오가며 발췌되는 과정은 흥미진진하다. 책은 꽤 두껍다. 그러나 그 장구한 세월의 이야기를 생각하면 간략하다는 생각이 오히려 든다. 각 꼭지의 뒷편에 나오는, 요즘 아이들을 이렇게 가르치라는 정도의 충고가 꼭 필요한 것이었는지는 다소 의문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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