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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징은 사회와 역사를 요구한다. 여러 사람이 오랜 시간 사용해야 상징으로 자리잡을 수 있다는 이야기다. 그래서 상징은 양식화의 결과라고 보면 된다. 그 과정이 갖는 문제는 너무 여러 사람이 개입하고 오랜 시간에 걸쳐 진행되는 사건이어서 도대체 왜 그것이 상징이 되었는지를 알기 어려운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기독교의 십자가는 그 사연을 명쾌히 이해할 수 있는 사례다. 로마제국의 정치범 처형도구가 특정한 종교의 상징이 되기 위해서는 더 이상 그것이 처형도구로 사용되지 않아야 했다. 동로마제국의 기독교 공인을 지나서야 십자가는 그 섬뜩한 처형을 배제하고 부활의 기쁨을 설명하는 도구가 될 수 있었다. 명료한 기독교와 달리 이슬람교의 초승달과 별, 유태교의 다윗의 별은 그리 간단히 설명되지 않는 설명들이다.

 

상징이 역사를 배경으로 깔다보니 상징을 해석하는 과정에서 흥미로운 역사적 사연들이 드러나곤 한다. 이 책을 읽는 묘미는 바로 그런 순간에 있다. 유럽 귀족과 왕실의 문양에 공통적으로 깔리는 방패는 왜 등장해야 했는가부터, 프랑스왕가의 백합은 왜 미국 뉴올리언즈 미식축구팀 헬멧에까지 등장해야 하는가 하는 사연들이 바로 그런 읽기의 맛이다. 

 

20세기에 들어 등장한 상징들은 근거를 파기가 좀더 쉽다. 올림픽의 픽토그램, 퍼센트표시, 도로표지판과 같은 사례들은 그 사연을 몰라도 사용하는데 지장이 없으나 유례를 알면 훨씬 더 세상이 즐거워질만한 대상들이다. 우리가 항상 쓰면서도 아직 이름도 제대로 얻지 못한 상징도 있으니 그건 우리가 부르는 골뱅이다. 이메일 주소에 나오는 그 골뱅이는 아직도 세계의 공통적 호칭이 없다는 점에서 의아한 사례라고 한다.

 

책의 부록에는 참으로 흥미로운 내용이 들어있는데 우리가 갖고 노는 트럼프, 혹은 플레잉카드에 그려진 문양들이다. 거기 K, Q, J에 등장하는 복잡한 상반신들이 그냥 가상의 인물들이 아니고 우리가 충분히 들어본 인물들이었다는 것. 그게 누군가 하는 건 직접 책을 읽어서 알아야 할 내용들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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