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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 신문에 해군전력증강 소식과 함께 이지스함이라는 것이 등장한다. ‘함’은 분명 배를 지칭하는 한자인데 앞에 붙은 ‘이지스’는 그냥 그런 이름이겠거니 해왔다. 알고보니 이 그리스어 ‘Aegis(혹은 egis)’는 방패이름이란다. 페르세우스가 메두사의 머리를 잘라 아테나에게 바쳤는데 아테나가 그 머리를 자신의 방패 앞에다 붙여서 공격자들을 모두 돌로 만들어버리는 무기로 삼았던 것. 그래서 이 ‘이지스’는 최신예해양전투시스템을 지칭하는 단어에 이르렀다는 이야기.

 

책의 한글 제목은 ‘영어이야기’로 두리뭉실하지만 책 내용은 그리스신화에서 유래한 영어단어들만 시시콜콜하고도 방대하게 묶어 놓았다. 우선 드는 생각은 참 그리스신화라는 것이 복잡다단도 하다는 것이다. 간단명료한 우리의 단군신화에 비해 이처럼 복잡한 신화가 필요했던 사회는 어떤 차이점이 있을까 궁금해지기도 한다. 그 방대한 신화를 만든 사회가 결국 서양 문화의 근간을 형성하고 있으니 엄청난 양의 단어가 그리스에서 뿌리를 두고 있는 것도 당연하기는 하다.

 

그리스 어원의 단어가 가장 뚜렷한 모습을 보이는 곳은 천문학과 화학인듯하다. 저자는 별자리 이름들은 아랍어에서 유래한 것이 더 많다고 하지만 우리에게 가까운 이름들은 그리스나 로마 신화에서 온 것들임은 틀림없다. 비너스, 머큐리, 안드로메다, 카시오페아 등등. 생물학적인 수컷의 표기인 ♂은 창을 들고 있는 모습인 점성술상의 마르스, 암컷인 ♀은 거울을 든 모습인 비너스라는 이야기도 책은 설명한다. 게다가 새로 발견된 원소들 역시 근원은 그리스어다. 우라늄, 티타튬, 플루토늄 등.

 

저자를 주목하지 않을 수 없다. 듀이 십진도서분류법에서 철학을 뺀 전 종목에 이름을 올려놓았다는 주인공. 집필한 책이 오백 권이 넘는다고 한다. 어릴 적 SF소설과 별자리 이야기로 만났던 저자를 이번에는 영어단어로 다시 만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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