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our address will show here +12 34 56 78

물건은 물건일 따름이다. 하지만 여기 시간이 더해지면 물건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건축에서 공간이 장소가 되는 것과 다를 바가 없다. 이 책은 그런 물건들에 대한 감수성을 담고 있다. 특히 그 물건이 이제 변해가는 세상에 적응을 하지 못해 사라질 운명이라면 애틋함이 더해지는 건 당연하다.

 

책의 첫 꼭지는 그래서 ‘사라지는 것에 대한 예의’다. 백열전구, 필카, 디스켓, 리어카와 같은 것들이다. 이들이 사라지게 된 이유는 대안이 등장했고 그 대안이 압도적인 장점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사라질 물건들이 갖고 있는 거의 유일한 장점은 거기 수많은 기억이 쌓여 있다는 것 정도겠다. 나는 LED등이 내쏘는 그 날카로운 빛을 좋아하지 않는다. 그에 비해 백열전구는 쓰다듬듯 부드러운 빛을 풍겨내보낸다. 그러나 이제 백열전구는 법적으로 단종의 선고를 받았으니 안타까와 해봐야 소용이 없다.

 

저자의 눈에 띈 물건들은 볼마우스, 까치발, 개다리소반, 신호틍, 교통카드에서 시작하여 파팅라인, 수저통. 이젤 등에 이른다. 모두 일상적으로 접할 수 있는 물건들이다. 그러나 저자는 이들을 ‘관찰’함을 통해 스스로 일상적인 인물이 아님을 보여주고 있다. 여기서 ‘관찰’은 눈을 갖고 하는 것이 아니고 머리나 마음을 갖고 하는 것이다. 그래서 관찰은 감각의 영역이 아니고 인지의 영역이다.

 

이런 책이 의미있는 것은 우리의 눈과 머리를 깨어있도록 환기시켜주기 때문이다. 너무 주위에서 흔히 보는 것들이어 그것들이 거기 있다는 사실에 대해서도 무심해지려 할 때, 눈을 헹구고 다시 그것들을 들여다보라고 하고 그 보는 방법을 제시해준다. 그 관찰이 좀더 동기를 얻게 되려면 드디어 연필과 스케치북을 들고 그림을 그릴 일이 남을 것이다.


REVIEWS

REVIEWS

REVIEWS

REVIEW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