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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2년 6월 2일 베트남 빈딘성 미히엡사에서 전사한 박순유 중령과 이루지 못한 꿈을 남기고 떠난 모든 파월장병들께 바칩니다. 책의 앞에 쓰인 헌사다. 남은 것은 유족이다. 다섯 살 꼬마였던 딸은 마흔이 되어 그 땅을 방문하게 되었다. 저자는 “낯선 땅에 ‘귀환’한” 것이라고 썼다.

 

전쟁을 시작하는 것은 단호한 한 사람의 결심이다. 그러나 그 흔적은 연관된 사회 양편에 넓고 깊게 패여 오래도록 남는다. 그리고 그 모습은 간단하게 설명되지도, 재단되지도 않는다. 때로는 그 전쟁 자체가 도대체 무엇이었는지 모호하기도 하다. 우리에게 월남전이 바로 그것이다.

 

이 책에는 수 많은 질문들이 들어있다. 저자는 월남전이 무엇이었는지, 그것이 도대체 무엇을 어떻게 어디에 남겼는지에 답하는 방식으로 이렇게 수 많은 질문을 선택한다. 대한민국의 용맹한 전사들은 가해자였는지, 동조자였는지, 혹은 피해자였는지. 대한민국은 승리자였는지, 패배자였는지, 또 혹은 승패에 무관한 단순 참가자였는지.

 

책의 분위기는 당연히 스산하다. 생사가 넘나들던 현장에 시간의 더께가 얹혔을 때 그 현장을 증언하는 자는 망자인지 생존자인지. 서로 다른 그 목격과 기억은 도대체 어떻게 진실의 모습에 다가갈 수 있을지. 그리고 심지어 그걸 기억해내려는 것은 또 이제 와서 무슨 의미가 있을지.

 

저자가 말하는 질문은 결국 우리의 것이다. 피와 땀으로 일군 나라를 빨갱이들에게 넘겨줄 수 없다고 외치는 이들이 그 국가가 자신을 기만했다는 의심은 없는지. 우리가 일본에게 진정한 사과를 요구하는 이면에 가해자였던 대한민국의 모습이 읽히지는 않는지. 저자는 나열한다. 조선에서 학살한 메이지일본군, 간도에서 조선인들을 살육한 중국인들, 중일전쟁에서 중국인들을 학살한 제국주의 일본군인들, 만보산사건 때 중국인을 학살한 조선인들 등. 책은 끝까지 스산하다. 아니, 베트남전의 흔적이 스산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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