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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텍쥐페리의 <야간비행> 이후에 비행에 관해 이렇게 환상적인 책은 없었다.” 책의 뒷표지에 이렇게 적혀있다. 나는 여기 동의한다. 차이라면 생텍쥐베리가 프로펠러 비행기를 몰았다면 이번 저자, 파일럿은 보잉 747을 몬다는 것이다. 글은 우아하고 예민하다. 내용은 흥미롭다. 사실 세상에서 우주비행사가 아니라면 파일럿만큼 초현실적인 직업이 어디 있을까.

 

저자는 대학에서 아프리카역사를 공부하다가 때려치우고 가장 여행을 많이 할 수 있는 직업을 선택한다. 경영컨설턴트가 된 것이다. 비행학교에 등록할 만큼 돈을 모은 이 주인공은 결국 기어이 파일럿이 된다. 전 세계의 수 많은 파일럿 중에서 가장 자신의 직업을 좋아하는 파일럿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다. 

 

책의 꼭지는 이륙에서 시작해서 귀환으로 마무리된다. 그 사이에 장소, 길찾기, 기계, 공기, 물, 만남, 밤의 주제가 끼어있다. 기껏해야 지표면에서 자동차나 운전하는 중생들은 도저히 상상하기 어려운 세상이 거기 있다. 조종실의 괴상망칙한 장치들이 모두 다 이유를 갖고 거기 매달려 있는 것이다. 받는 느낌은 조종사가 되는 길이 참 험하다는 것이다. 이걸 죄 알고 있어야 하다니. 그런데 이 저자는 참으로 우아한 글쓰기 능력을 보너스로 갖고 있다.

 

개인적으로 가장 인상적인 꼭지는 기계다. 내가 기억하는 바 가장 어린 내 모습은 손에 장난감 비행기를 들고 있는 것이다. 그것은 절대로 파일럿의 모습은 아니되 기계로서의 비행기에 대한 집착이었을 것이다. 시간이 많이 지닌 기억이지만 여전히 이 책에서 가장 흥미롭게 읽은 부분도 바로 이 기계 꼭지다.

 

“엔진은 주문을 외듯 속도를 불러내고, 속도는 날개에 활기를 불어넣음으로써 마침내 우리에게 비행을 선사한다.” 엔진이라는 저 무지막지한 기계가 비행기를 띄우는 순간을 저자가 서술한 부분이다. 아름다운 문장 아닌가. 원본을 착아 보니 표지는 훨씬 전문적인 사진이다. 책에 가장 많이 나오는 색, 바로 그 색의 사진이다. 만화스타일로 바꾼 한글판 표지는 환상을 강조하려는 의도가 있는지 모르겠으나 이상스럽게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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