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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소를 생각나게 하는 제목이다. 아니나 다를까 서문은 바로 루소로부터 시작한다. 루소가 <인간불평등 기원론>을 오로지 합리적 추론으로 썼다면 250년 후의 이 책은 그간 축적된 방대한 인류사회학적 자료를 바탕으로 하고 있다는 차이가 있겠다. 그런데 그 차이가 엄청난 것이 루소의 글이 요즘 기준으로 소책자 수준이라면 이 책은 벽돌이라고 해야 할 정도다. 1,000페이지에 이르는 방대한 서술이다.

 

우선 불평등이 무엇인지 이야기하려면 평등이 뭔지를 이야기해야 한다. 저자들은 공산주의적 평등에 주목하지 않는다. 대신 성과기반사회라는 단어를 사용한다. 태어날 때는 다 평등하게 태어났으나 그가 살면서 이룬 성과와 그 보답은 꼭 같을 수 없다는 것이다. 그리고 이 성과에 따른 불평등은 인류의 시작점에서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불평등을 만드는 단 하나의 단어를 짚어내면 세습이다. 태어날 때부터 다른 사회적 지위를 갖고 있고 그 차별이 구조화되었을 때 그 사회는 불평등한 사회다. 그리고 저자들은 그 불평등이 이루어지는 과정을 고대 수메르, 이집트부터 19세기 아프리카에 이르기까지 곳곳의 사례로 추적해나간다. 첫 단추는 특정한 집단이 신의 선택을 받은 것으로 인정되는 것, 그리하여 이루어진 불평등를 지속하는 또 다른 기제는 결혼동맹이다. 우리에게 익숙한 단어로는 카스트가 되겠다.

 

신기한 것은 국가를 이루어나가는 시원이 고대 이집트 시대의 것 뿐만 아니고 15세기의 남아메리카나 19세기의 아프리카에서 여전히 진형형이었다는 사실이다. 그 비교적 근대의 사실을 확인할 수 있게 해주는 사료들은 새로운 대륙에 도착한 유럽인들이 남겨놓은 시시콜콜한 자료들. 국가를 이루는 과정 뿐 아니라 도시가 형성되는 과정에 관해서도 훌륭한 사료와 분석을 제공해준다. 

 

이토록 방대한 서술을 집요하게, 그리고 집중력을 잃지 않게 서술해놓은 저자들이 참으로 감탄스럽다. 곳곳에서 아무렇지도 않게 등장하는 혜안들 때문에 방심하면서 읽을 구석이 없고 그래서 통독에 오랜 시간을 요구하는 책이다. 책을 읽으면서 단군신화를 자꾸 생각하게 된다. 책의 설명을 따르면 그 신화에서는 신의 뜻을 빙자한 외부지배세력의 도래가 명료하기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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