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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는 토마 피게티의 작업에서 적잖이 영감을 받았다고 실토한다. 실제로 이 책의 결론을 한 두 줄로 요약한다면 <21세기 자본>과 다르지 않다. 심지어 책 두께까지. 그럼에도 차이를 드러낸다면 <21세기 자본>이 경제학 책이라면 이 책은 역사책으로 분류해야 옳겠다는 정도.

 

공유하는 결론은 간단하다. 그냥 두면 소득과 불의 불평등은 증가한다는 것. 이 책의 주요 관점은 아니지만 내가 관심이 있던 것은 책의 제목에서 보여주는 그 불평등이 어떻게 탄생했는가 하는 지점이다. 물론 정착생활에 의한 잉여의 탄생과 세습제도의 정착이 그 시작일 것이라는 건 대개 공유하는 지점이지만 그 시작의 양태가 궁금한 것이다. 이 책은 그 기대를 저버리지 않고 도대체 어떻게 불평등이 시작되었는지 지구 이곳저곳의 고고학적 사례를 들어 설명한다.

 

한글 번역 제목은 원문의 제목과 결이 좀 다르다. 원제 ‘The Great Leveler’는 그 불평등이 어떻게 간헐적으로 해소되었느냐는 책의 내용에 훨씬 더 가깝다. 저자는 그 압착, 즉 상위 1% 소득자의 총 소득이 평균값에 좀더 수렴하는 동인을 명료하게 네 종류로 꼽는다. 전쟁, 혁명, 붕괴, 전염병.

 

책 전체는 이 네 가지 요인의 사례를 시시콜콜히 나열하는 것으로 채워져 있다. 문제는 평화적 방법으로는 지니계수의 상승을 막을 길이 없다는 것. 그 중 흑사병 같은 전염병이 다시 창궐할 것 같지는 않고, 공산주의 혁명도 재현될 기미는 없어 보이고 국가실패에 의한 사회붕괴도 쉽게 기대하기는 어렵다. 남는 건 결국 전쟁.

 

<21세기 자본>만큼 두껍기는 하나 그렇게 흥미진진하게 읽히지는 않는다. 저자의 엄청한 연구에도 불구하고 결국 이유는 저자의 서술방식일 것이다. 피케티가 s/g라는 간단한 식을 축으로 논의를 계속 심화해갔다면 이 저자는 역사적 사실들을 시시콜콜하게 단순 병치하는 방식을 사용한다. 왜 두 책의 판매량이 그리 다른지 쉽게 이해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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