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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이름, 들어는 봤다. 하이젠베르크. 고등학교 물리시간에 나왔던 불확정성의 원리라는 것의 주인공. 1901년생인데 1925년에 그 불확정성의 원리라는 것으로 인간이 지닌 세계관을 뒤집어놓고 1932년에 노벨물리학상을 수상했다는 주인공. 그래서 세상에는 생물학적으로 동일하게 인간으로 분류가 되어도 지적으로는 황당한 별도의 종이 존재한다는 증명의 주인공.

 

이 책은 그 하이젠베르크의 자서전이다. 꼼꼼하게 일기를 써서 엮은 책은 아니고 기괴한 두뇌의 소유자답게 머리 속에 남아있은 기억을 더듬어 만년에 쓴 자서전이다. 결론부터 말하면 책은 읽기 불편하다. 그 불편함은 저자가 기억을 더듬어 썼기 때문이 아니고 저자의 머리 속에 들어있는 내용이 이미 플라톤부터 칸트, 양자역학, 수학을 종횡무진 오가기 때문이다. 게다가 1982년에 처음 번역되었다는 이력이 알려주듯이 번역 문장 역시 당시의 한계를 뚜렷이 보여주고 있기 때문이다.

 

그런 고초 속에서도 이런 책이 주는 장점은 인간을 만날 수 있게 해주기 때문이다. 수학적 정리를 통해 양자의 세계를 엮은 그가 아니고 피아니스트가 되느냐, 물리학자가 되느냐를 놓고 고민하는 청년. 어두워지는 전쟁의 그림자 속에서 새로운 세계 미국으로 이민을 하느냐, 인간에게는 주어져 적응해야 할 현실이 있다고 독일에 남느냐를 고민하는 학자. 이런 모습들이 물리시간에 등장했던 겁나는 이름들과 함께 등장한다. 닐스 보어, 볼프강 파울리, 아인슈타인, 엔리코 페르미…

 

책에는 자신이 노벨상을 받았다든지, 무슨 업적을 남겼다든지 하는 이야기는 한 줄도 나오지 않는다. 누구와 만나서 어느 호숫가에서 어떻게 놀다가 어떤 생각이 스쳐갔었으며 어떤 주제로 논쟁을 했었는지가 계속 서술된다. 전후 독일에서 원자폭탄을 만들겠다고 최고정치인이 나섰을 때 왜 독일이 그 무기를 가지면 안되는지를 설명해나가는 물리학자의 모습은 감동적이다. 그런 것이 바로 자서전의 힘일 것이다.

 

책에는 보이지 않는 대상을 수학적으로 규명하려는 학자들의 모습이 계속 등장한다. 그러나 진정 중요한 것은 골방에 앉아서 고민하는 외톨이가 아니고 주위의 사람들과 카드놀이를 하면서 서로 의견을 나누는 모습들이다. 놓치지 않아야 할 것은 그런 카드놀이 중에도 자신이 뭘해야 하는지 긴장을 늦추지 않고 있더라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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