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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세기 초반 르꼬르비제가 “주택은 살기 위한 기계”라고 하면서 개탄한 주택 풍경이 있다. 카펫이 깔리고 벽에 이것저것이 주렁주렁 매달린 모습이다. 이 책은 바로 그 개탄의 대상이었던 모습이 어떤 배경으로 프랑스에 등장했는지를 설명한다. 물론 그 설명이 책의 전부는 아니다. 혁명 이후 사회의 근간으로 등장한 부르주아가 왕실에 대한 문화적 동경으로 어떻게 집을 꾸며왔느냐는 이 책의 일부분이다.

 

일단 프랑스인이 아니고 한국사람이 쓴 책이라는 점이 새삼스럽다. 현재 프랑스에서 박사학위논문을 준비하고 있다는 저자는 다른 사람들은 별 관심이 없는 캐캐묵은 프랑스 과거의 일상을 파고들었다. 그런데 그 파고 든 정도가 좀 심했던 모양이다. 그리고 그 결과물이 바로 이 책이다. 책의 시작은 건축쟁이들에게 익숙한 풍경이다. 바로 오스만이 어떻게 파리를 갈아엎었는지.

 

결론을 말하면 책은 대단히 재미있다. 그간 대강 파편적으로만 알고 있던 프랑스인들의 지난 세기 일상에서 여기저기 빠진 부분을 이 책은 충실하게 보충해주고 있다. 게다가 책 곳곳에서 드러나는 저자의 관찰력은 감탄스러운 수준이다. 이를테면 테이블의 다리가 한쪽 방향에만 장식적으로 변하게 된 것은 부르주아들의 생활공간 크기가 줄어들었고 그래서 테이블이 벽쪽에 붙기 시작한 결과라는 정도의 서술들이다.

 

기차역, 백화점, 박람회, 인상파화가, 아르누보. 미식 등은 우리 생활과 밀접한 관련을 갖고 있는 것들이다. 인상파 화가들이 그려낸 그림 속에 등장하는 고유명사로서 개인의 이름들을 들춰내는 저자 덕에 책은 박진감넘치게 읽힌다. 마네의 <풀밭 위의 식사>에서 왜 그 여자가 옷을 홀랑 벗고 있는지를 저자는 명료하게 설명한다. 19세기 부르주아들의 사생활도 유쾌했겠지만 21세기 이 책을 읽은 독자도 유쾌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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