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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번째 숫자는 몇이었을까. 좀 뜬금없는 질문일 수도 있지만 이 책의 저자는 그 질문에 답한다. 돌 하나가 있다면 고대인들에게 그것은 1로 지칭되는 것이 아니고 그냥 거기 돌이 있다고 인식되었으리라는 것이다. 돌이 두 개가 있다면 그것은 한 쌍이었을 것이지 2는 아니었을 것이고. 결국 우리가 인식하는 숫자로서의 처음은 3이었으리라는 것이 저자의 짐작이다.

 

이 책의 한글 부제가 <한권으로 읽는 숫자의 문화사>로 붙은 것은 책에 이런 설명들이 등장하기 때문이다. 고대 이집트인들이나 그리스인들에게 숫자가 도대체 어떤 의미였는지를 서술하는 것으로 책이 시작된다. 이 책을 읽고 나니 지구의 크기, 달까지의 거리를 측정한 고대 그리스인들에 대한 경외심이 새로와진다. 이유는 그들이 지금 우리처럼 아라비아숫자로 계산을 한 것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우리가 읽기도 벅찬 로마식 표기로는 곱셈, 나눗셈은 도대체 어떻게 했을까. 

 

문제가 되는 것은 15세기까지 정확한 지구의 크기가 알려지지 않았다는 것이다. 이게 문제가 되는 이유는 배를 타고 지구를 돌 수 있느냐는 데 대한 확신을 갖게 하는 단서이기 때문인데, 저자는 컬럼버스가 지구의 크기를 지나치게 작게 계산한 결과를 믿었다는 것. 그래서 그는 그 작은 지구의 크기에 적당한 보급품을 싣고 낙관적으로 대서양을 향했다는 것이다.

 

책은 뒤로 가면 정말 수학책으로 바뀐다. 곱셈, 나눗셈이 등장하기 시작하면서 전설처럼 들리던 기괴한 숫자들이 다시 등장하기 시작한다. 소수와 무리수가 등장하는 것이다. 소수를 찾아내는 일반적인 방법이 없다는 이야기는 들었는데 그 수가 소수인지를 확인하는 일반적인 방법도 업다는 것이 신기하다. 

 

책은 후반부로 가면 양자역학이 등장하는 철학적 사고의 수준으로 바뀐다. 다시 등장하는 것은 π다. 저자는 정확한 값을 써낼 수 없는 이것, π는 숫자가 아니라고 설명한다. 동그란 원이 우리 눈 앞에 존재하나 그 정확한 크기를 숫자로 표기하지 못하는 그것은 그렇다면 존재하는 것인가, 존재하지 않는 것인가. 책의 여기저기를 이해하기 쉽지 않은 것은 수학책이어서 그렇기도 하겠지만 번역의 한계 탓이라는 생각도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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