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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의 질문은 익숙한 사실을 새롭게 들여다보는 것으로 시작한다. 조선(책에는 한국이라고 되어있지만) 역사상 최대의 치욕 중 하나로 기억되는 병자호란 이야기. 왜란 후 50년도 지나지 않았고 심지어 정묘호란 10년 후 인데 어떻게 이런 일이 벌어졌을까. 조선의 위정자들은 무얼 하고 있었을까.

 

저자는 기존의 서술보다 더 넓은 시각에서 사안을 해석한다. 도대체 왜 홍타이지는 친히 병사들을 이끌고 이 궁벽한 한반도에 쳐들어왔을까. 그것도 소위 질풍같은 속도로 남하하여 인조를 남한산성에 가둬 포기하고 그리고 서둘러 전쟁을 마무리하고 돌아갔을까. 저자가 꺼내드는 제목과 함께 서술의 주어는 청태종, 홍타이지다.

 

홍타이지가 명나라와의 싸움보다 조선침공을 우선에 두었던 이유로 저자는 천하통일의 확인을 전제한다. 황제즉위식 현장에 불려온 조선 사신 둘이 ‘삼궤구고두’를 거부하였고 이로 조선을 정복하였다고 선언한 홍타이지 자신의 공언이 허언이 되었으며 그래서 자신의 황제즉위 정통성이 훼손되었다는 것이다. 그는 조선정복을 확인해 보여줘야 했다는 것이다.

 

저자는 이전 역사책에서 보기 어려운 폭넓은 사료의 고증을 이어나간다. 도대체 침공한 청나라 군대는 몇이었으며 그들은 어떤 길을 거쳤고 그 과정은 어떤 것이었는지. 청나라 병사들이 강화도로 건너가는 과정을 추적한 과정 추론은 감탄할 만하다. 누군가 기밀을 누설한 스파이가 있었을 것인데 그는 누구였을지까지 저자는 추적해나간다.

 

마지막 질문. 인조의 항복 이후 홍타이지는 왜 서둘러 돌아갔을까. 저자는 꺼내드는 대답은 천연두다. 면역을 확보하지 못한 홍타이지에게 조선은 위험한 공간이었고 그래서 서둘러 전쟁을 마무리했을 것이라는 추론이다. 적시된 사료가 없으나 저자는 충분한 방증자료로 상황을 설득하고 있다. 구한말 자료에 수시로 등장하는 천연두를 기억하면 역시 충분히 설득력 있는 주장으로 읽힌다. 동의 여부는 독자의 마음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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