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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행된 해에 베스트셀러가 되어 적지 않은 이를 당황하게 했던 책, <라틴어 수업>의 저자가 전공에 훨씬 가까운 내용으로 쓴 책이다. 로마법에 관해 듣기는 하였으나 막상 로마법 체계에 관해 궁금한 건 아니었고 유럽사를 법의 틀로 설명한 방식이 궁금해서 읽게 된 책이다.

 

읽고 보니 살짝 당황스럽기도 하다. 우리에게 당연하고 익숙한 법 내용이 적지 않은 부분이 로마법을 고스란히 계승했기 때문이다. 원고가 증거의 책임을 진다, 동일한 사안에 다시 처벌 받지 않는다, 법률 없이 범죄 없다, 특별법은 일반법을 폐지한다는 이야기 등이 모두 로마법에서 시작되어 보통법이 되어 우리 법전에 들어와 있다는 것이다.

 

저자는 로마법, 교회법, 보통법의 순으로 대별하여 역사를 서술한다. 서술의 내용으로 보면 로마법 부분은 꽤 건조하다. 말 그대로 법전을 풀어 읽는 느낌이다. 본격적으로 흥미진진해지는 것은 사회에 훨씬 비논리적인 변수가 개입하기 시작하면서 부터다. 그게 이 책에서는 교회법의 등장이다. 결혼은 한 사람과 해야 하고, 모두 법 앞에서 평등해야 한다는 것이 교회법의 영향이라고 하니 좀 어리둥절하기도 하다.

 

본격적으로 역사가 망라되는 부분은 로마법이 교회법과 적당히 더해져서 보통법이 된 이후다. 우리가 적당히 중세라고 부르는 시기 유럽에서 이 법과 관련해 무슨 사건들이 벌어졌는지가 흥미진진하게 서술된다. 개인적으로 대학과 교양의 체계에 대한 관심이 있으니 이 부분은 특별히 더 꼼꼼하게 읽게 되는 부분이었다.

 

유럽에서 고리대금업을 금지하고 유태인들에게만 이를 허용하여 샤일록이 등장했다는 이야기는 들었으나 이 책은 그 법적 깃점이 그레고리오9세 법령집이라고 꼭 집어낸다. 경제학책을 읽으면 건물은 토지 가공품으로 지칭하곤 하든데 이 책의 시민법 격언은 그 근원을 알려준다. “모든 건물은 토지에 속한다”, “토지 소유자의 권리는 지상은 하늘까지, 지하는 지핵까지 미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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