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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간 안에 사로잡힌 시간의 구조”. 박물관을 이렇게 우아하게 정리한 문장을 본 기억이 나지 않는다. 문화만큼 변신양태가 다양한 단어가 박물관일 것이다. 무엇인지 감은 오는데 정확히 테두리를 짓기는 어려운 대상. 이유는 우리에게 단어가 부족해서가 아니고 대상이 변화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적어도 거의 모든 박물관은 이렇게 공간 안에 사로잡힌 시간의 구조를 갖고 있다.

 

원제는 ‘박물관과 박물관학’인데 번역 제목은 틀렸다고 할 수는 없지만 원제만큼 꼭 들어맞는 것도 아니다. 이유는 박물관은 탄생의 순간을 짚어낼 수가 없기 때문이다. 중요한 것은 도대체 언제 시작되었는지가 아니다. 어떻게 시작되었는지다. 여기서도 저자는 비수같은 한 마디를 던진다. 박물관은 몰수에서 시작하였다고.

 

박물관이라는 단어가 제도를 지칭하면서 동시에 건물을 일컫기도 하는 단어니 책에는 우리에게 익숙한 박물관들이 등장한다. 이 책을 읽으면서 박물관에 관해 얻게 된 확신은 여전히 박물관은 진행형의 변화를 겪고 있다는 것이다. 말하자면 뉴욕의 구겐하임이 박물관의 전형에서 일탈해있는 것이 아니고 여전한 암중모색의 한 부분이었다는 것이다. 그러니 건축과 학부에서 가르치던 미술관의 동선을 분석해놓은 일본풍의 다이어그램들이 얼마나 허망한 것인지가 일순에 느껴진다.

 

저자가 지닌 가장 막강한 경쟁력은 국적일 것이다. 루브르, 오르세 등으로 대변되는 바로 그 나라. 박물관의 목록에서 빼놓을 수 없는 소위 본토의 박물관학자라는 육중한 무게감이 바로 그것이다. 저자는 숨쉬기 어려울 정도로 다양한 박물관들을 명칭으로 거론한다. 짐짓 객관적 사실들만 나열해놓은 것같은 인상이지만 앞서 거론한 비수같은 성찰이 곳속에 숨어있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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