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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이 왜 그렇게 중요하냐고 묻는 것은 아무 의미가 없다. 의미가 없을 만큼 중요하기 때문이다. 이 책은 역사 속에서 물이 어떻게 인간을 규정해왔고 인간이 그 물을 또 어떻게 사용해왔는지를 설명한다. 책 꼭지는 생산을 위한 물, 도시의 물, 물에 의한 어메니티, 이용되는 물, 현 단계의 물 문제로 나뉜다. 좀 두서없어 보이는 갈래는 원래 그렇게 물이 쓰이지 않는 곳이 없기 때문일 것이다.

 

가끔 특정한 미시적 주제로 인류통사를 접근하는 일본서적들을 만날 수 있는데 이 책도 그런 종류다. 놀라운 것은 거기서 드러나는 실증적 서술들. 이 책에서 주목할 부분은 맨 앞을 점유하는 생산과 농법에 관한 설명들이다. 나일강, 황하, 양쯔강이 어떻게 서로 다른 지형을 관통하며 이러한 지리적 조건이 어떻게 서로 다른 문명을 규정하는지를 설명하는 부분은 놀라운 혜안이라고 밖에는 표현하기 어렵다. 벼와 밀이 왜 서로 다른 곳에서 성장하였고 곡물 경작이 제한된 곳에서 필요성이 부각된 과수와 목축, 그리고 거기서 또 파생된 문제들을 설명한다.

 

아테네는 왜 함대가 필요했을까. 저자는 아테네는 기후와 수량 확보의 문제 때문에 곡물의 자급을 포기하고 대신 흑해연안에 다수의 식민도시를 건설했다고 한다. 그래서 이를 유지하기 위해 함대가 필요했다는 이야기. 어찌 단 하나의 변수로 아테네 함대의 필요성을 설명할 수 있으랴먼 그 명쾌함은 책의 미덕이다. 문제는 책이 후반에 가면서 점점 번다하게 변한다는 점. 게다가 번역과 편집이 앞부분을 명료함을 이미 상당부분 흐린다는 점.

 

이런 미시역사서 번역이 쉬울리는 없지만 그래도 번역은 대단히 불만스럽다. 게다가 책의 편집은 산만하고 표지 디자인은 절망스럽다. 혹시나 해서 일본 원서(文明の中の水)를 찾아보니 일본 서적의 일상적인 표지 모습. 그래도 이렇게 바꾸는 것은 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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