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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제목의 책을 쓰는 건 일본사람들밖에 없을 것이라는 생각이 먼저 들었다. 우선 일본인들의 문구집착증 때문이다. 문구점을 테마파크 수준으로 만들어버리는 나라가 일본이다. 게다가 그 문구의 배경에 깔린 과학을 이렇게 집요하게 파헤치는 것도 일본인밖에 없을 것이고. 이 책의 두 저자는 형제간이라고 한다.

 

책은 쓰기의 기술, 지우고 붙이는 기술, 자르고 묶는 기술, 측정과 보관의 기술, 종이의 기술로 나뉘어 있다. 문구의 기본이 쓰는 것이니 연필, 색연필, 샤프, 볼펜, 만년필, 잉크가 줄줄이 호출되는 것은 당연하겠다. 연필이야 이 주제만으로 책을 낸 헨리 페트로스키가 있으니 그렇게 큰 놀라움은 없다. 그러나 색연필과 대비되는 순간 경이의 세계가 펼쳐진다. 무엇 하나 허투루 이루어지고 결정된 것이 없다는 이야기다.

 

1915년에 우리가 아는 전자제품회사 샤프의 창업자가 샤프연필을 만들었다는 건 이제 알려질만큼 알려졌다. 그러나 저자들은 거의 메롱하는 수준으로 ‘고성능샤프’의 세계를 설명한다. 흔들면 심이 나오는 샤프도 이해는 하겠는데 알고보니 쓰면 심이 조금씩 돌아가는 샤프도 있다는 이야기. 그래야 매끄러운 필기감이 유지된다고.

 

책에는 당연히 우리에게 익숙한 메이커들이 등장한다. 톰보우, 펜텔, 미쓰비시 등. 모두 이 작은 문구류에 얼마나 치밀한 계산과 고안이 들어가있는지 알려주는 사례들이다. 감탄스런 사례들과 함께 중요한 팁도 있다. 재활용 종이를 버릴 때 굳이 스테이플러심을 뺄 필요가 없다는 이야기. 재활용과정에서 쉽게 분리되므로. 우리와 살짝 다르기는 하지만 문구와 문방구의 차이 설명도 신기하고.

 

고등학교 시절 여학생에게 집적거리는 걸 ‘히야카시’라고 불렀다. 이 책은 그 유례를 설명한다. “에도시대의 폐지 장인은 회수한 폐지의 먹을 뺴내기 위해 오랜 시간 재와 함께 끓였다. 폐지가 식는 동안 별다른 일이 없으면 유곽촌인 요시와라에 가곤 했는데, 가난한 폐지 장인이니 그저 보기만 하고 값이나 물어볼 뿐이었다. 이때부터 구경만 하고 값을 물어보는 일을 ‘식히다’라는 뜻을 지닌 ‘히야카스’라고 부르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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