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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이 일본으로부터 자유롭지 않은 도시인만큼 명동도 일본으로부터 자유롭지 않다. 일제시대에 메이지마치, 혼마치로 시작한 동네이기 때문이다. 물론 그 전에도 존재야 했지만 우리의 머리속에 들어있는 그 화려한 공간의 뿌리에는 일본인 주거지가 들어있다. 종로라는 이름의 북촌과 철저하게 대비되는 근대의  공간이고 모던뽀이, 모던껄의 공간.

 

일제의 시대가 지난 후 1970년대에 이르기까지 명동은 젊은 여성, 즉 아가씨들에게 어떤 공간이었는가가 이 책의 내용이다. 패션과 미용으로 대변되는 소비의 공간이었음을 누구나 쉽게 추론할 수 있다. 그러나 그 구체적인 모습이 무었이었는지는 좀더 자세한 설명과 증명이 필요하다. 이 책이 바로 그 구체적인 모습의 서술이다. 소비 주체가 아니고그 소비를 만들어야 하는 생산자들의 입을 통한 서술.

남자들이 모던의 시기에 순식간에 양복으로 갈아입었던 것에 비해 여자들이 광복 이후에도 한동안 한복을 입고 있었던 것은 신기하고 원인이 궁금한 사안이었다. 남자에게 양복이 문명화를 상징하는 것이었다면 여자에게는 양장이 서구를 모방하는 허영과 사치의 상징으로 받아들여졌으리라는 것이 진단이다. 충분히 동의할 만한 진단이다. 그 사회적 장애물 사이에서 여자를 옷을 갈아입혀온 패션 선구자들이 책에 속속 등장한다.

 

지금의 명동은 다시 일본인들이 공간이 되었다. 정치적 상황에 따라 중국인들의 거리로 바뀌고는 한다. 국적과 무관하게 이어지는 공통점은 여전히 여초현상이 두드러진 도시공간이라는 것이다. 나이먹은 중년 아주머니들도 소일삼아 백화점에 들르고, 젊은 아가씨들도 쇼핑하러 거리를 누비는데 이들이 동성을 이루고 있는 비율이 다른 쇼핑거리보다 훨씬 더 높다는 것은 여기저기서 지적된 내용이다. 조선시대의 명례방이 이리 변하리라고 허생이, 아니 연암이 어찌 짐작이나 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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