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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글로 부제에 ‘자본주의’가 쓰여 있지만 ‘산업혁명’이 부각되는 것이 더 옳겠다는 생각이 든다. 물론 저자는 우리에게 익숙한 ‘산업자본주의’ 이전에 폭력과 약탈에 의존하던 ‘전쟁자본주의’를 짚어낸다. 그러나 이 책의 진정한 가치는 산업혁명이 도대체 어떤 배경에서 일어났고 전개되었느냐는 설명이겠다.

 

저자의 혜안은 ‘산업혁명’의 상징인 기계가 도대체 왜 필요했느냐는 질문에서 시작한다는 점이다. 방직, 방적이라는 단어는 즉각적으로 부각되는 것이기는 하지만 도대체 그 재료인 면화가 어떤 것이었기에 그런 기계가 필요했느냐는 질문이다. 그 질문의 대답이 이 벽돌책, <면화의 제국>이다.

 

면화의 시작과 끝에는 인도가 있다. 불행한 것은 인도는 서글픈 조역이고 배경일 뿐 주역은 역시 영국이라는 것. 무한 노동의 방적기계를 만족시킬 원료 공급처로 인도의 한계가 드러났을 때 그 자리를 대체한 것은 영역으로서는 미국의 남부다. 그러나 그 면화를 재배할 노동력이 없으니 결국 노예가 아프리카에서 수입되었어야 했고.

 

저자는 담담하게 서술하지만 책의 내용은 비통하기만 하다. 서아프리카의 부족 지배자들은 면직물을 구매하기 위해 노예를 내다 팔았다는 것. 면직물 시장은 노예노동에 절대의존할 수 밖에 없었으니 그렇게 폭력으로 유지되는 자본주의를 저자가 부르는 것이 전쟁자본주의다. 여전히 면화는 최저임금의 노동을 찾아서 지구 표면을 돌아다니고 있다.

 

미국의 노예해방과 함께 세계의 면직물시장은 요동친다. 목적지는 가장 값싼 노동력을 징발할 수 있는 제도와 공간이다. 20세기 초반 일본도 그 시장에 진입했고 한반도도 거기서 자유롭지 않았다고 저자는 설명한다. 지금 영등포에 남아있는 방직공장 이전적지들이 이 거대한 서술의 한 끝에 매달려 있었다는 사실이 새삼스럽다. 거대한 자본주의가 결국 세계를 다 덮었다는 이야기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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