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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알고 있는 이 시기의 등장인물은 몇 명 되지 않는다. 이토오 히로부미, 후쿠자와 유기치 그리고 기타 여러 명. 그 여러 명이 유럽과 미국에 가서 서양 문물을 받아들여 일본을 아시아에서 최초로 근대화시켰다는 것이 한 문장으로 축약된 이 시대의 내 이해였다. 말하자면 교과서의 상투적이고 단선적인 엘리트중심 역사서술이 고스란히 내 머리에 들어와 있는 것이다.

 

문화라는 단어는 그보다 훨씬 더 많은 등장인물의 등장을 요구한한다. 이 책이 바로 그렇다. 문제는 숨이 막힐 지경으로 많다는 것이다. 왜, 그리고 어떻게 그 짧은 시기에 일본이 변해서 동아시아의 패주를 자처하게 되었는지를 이 책은 방증한다. 갑신정변의 몇 주역들과 동학혁명의 몇 주동인물들을 제외하면 별 등장인물을 찾기 어려운 말기 조선의 상황과 지독스럽게 대비가 되는 상황이다. 왜 결국 조선은 일본의 식민지가 되었는지 그 사회적 배경도 이해가 된다.

 

메이지시대의 일본은 사회적 에너지가 들끓는 시대였다. 저 시골의 서생들까지 나서서 스스로 헌법을 구상하는 지경의 이상한 사회. 마르크스주의자로 알려져있다는 저자는 역사책에 심상하게 등장하는 영웅호걸들을 덮고 깡촌의 민초들이 어떻게 이 시대를 엮어나갔는지를 파헤친다. 심지어 문맹의 일본인들까지 메이지시대라는 격변기에 어떤 모습이었는지.

 

우리에게 익숙하지 않은 인명들이 하도 많이 등장해서 책은 쉽게 읽히지 않는다. 그들이 남겨놓은 기록들은 그들이 언제 어디서 모여 어떤 일들을 행했는지를 시시콜콜하게 증언하고 있다. 그냥 동학농민전쟁이라고 쓰고 조병갑, 전봉준 정도의 이름 외에 별로 이야기할 것도, 알 길도 없는 이 땅의 역사와의 비교가 왜 20세기 초반의 식민지 구도가 반대로 이루어질 수 없었는지를 증언한다.

 

저 근대화에 목맨 국가가 쇼군을 버리고 이번에는 덴도에 집착하게 된 사유가 나는 궁금했었다. 이 책은 도대체 어떤 정신구조가 그런 결과를 만들었는지 진단한다. 저자는 상징조작, 조상숭배, 가족적환상성,  그리고 국정교과서로 명쾌히 정리한다. 읽고 나니 표지에 인쇄된 꼬마들이 결국 가공할 사회의 구성원이라는 생각이 새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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