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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소식간’이라는 것이 있다. 요리에 넣는 양념의 순서다. 설탕, 소금, 식초, 간장. 문제는 왜 이 순서여야 하는 걸 알 수가 없었다는 것이다. 이 책이 그 화학적 근거를 알려준다.  식초와 간장은 향이 있는 것이니 끓이면 날아가는 것이고 소금은 설탕보다 분자가 커서 이를 먼저 넣으면 식재료 세포에 설탕이 들어갈 자리가 없어진다는 것이다. 이 순간을 말하자면 유레카라고 해야 겠다.

 

그간 내가 겪었던 요리책들은 대개 경험담이었다. 그런 건 서점에 차고 넘치는데 화려한 사진 너머의 이야기는 전혀 알려주지 않는다는 문제가 있었다. 그러니 손맛이 중요하고 적당량 넣어야 한다는 이야기만 책에 즐비하되 가장 중요한 “왜?”에 대한 대답은 없었다. 그런데 바로 이 책이 제목 그대로 내용을 알려준다. 좀 알고 나서 요리를 하라는 뜻이겠다.

 

대개의 요리는 불맛을 본다. 온도변화를 겪어야 식물, 혹은 동물의 시체는는 식품으로 바뀌는 것이다. 그 변화과정은 화학적 변화이니 온도의 변화가 그 세포조직에 어떤 영향을 미치느냐가 가장 중요하다. 그래서 이 책은 분자식은 없지만 화학책에 가깝다고 해야 하겠다. 요리에 조금이라도 관심이 있다고 손을 드는 사람은 밑도끝도 없는 손맛을 자랑하기에 앞서 읽어야 할 책이겠다.

 

무려 아홉 명의 저자가 쓴 이 책은 화끈하게 서문도 없이 바로 본론을 시작한다. 틈틈이 칼잡이의 이야기도 들어있으니 왜 일식집 주방장이 그리 칼에 집착하는지도 이해가 된다. 요리는 문화의 한 부분이니 일본의 이야기가 원래 가득할 터인데 현명한 세 명의 역자는 모두 한국의 사례로 풀어놓았다. 그러기에 이 역자들은 그냥 글만 번역한 것이 아니고 책을 번역했다고 능히 할 만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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