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뛰어다니는 말이 아니고 우리가 매일 사용하는 말(마-ㄹ)에 관한 책이다. 두 말이 발음이 좀 다르다. 책에는 바로 그런 내용이 들어있다. 한자로 언어(言語)로 표기되는 만큼 책에는 입으로 하는 말과 손으로 쓰인 글이 모두 포함되어있다. 말이 단지 개인의 사고와 의지를 표명하는 도구를 넘어 갖게되는 온갖 사연들을 엮은 책이다.

 

책 원고의 대개는 일간지에 연재했던 것이라고 한다. 이런 무거운 글들을 하루살이처럼 살다 사라지는 일간지 지면에 실었으니 여러사람에게 고충을 안겨주었으리라는 짐작이다. 독자가 그냥 건너뛰면 되겠지만 지면이 발행부수로 연결되는 신문사입장에서는 참으로 고난스런 일이었으리라 생각된다. 그런 글을 실은 저자도 만만찮은 사람일 것이고.

 

책을 읽으면 우리가 어투루 단어를 뱉을 일이 아니라는 점이 확연해진다. 예를 들어 ‘한글소설’. 우리는 홍길동전이 최초의 한글소설이라고 알고 있으나 저자는 묻는다. 그 ‘한글’이 한글로 표기된 것을 지칭하는 것인지 한국말로 표기된 것인지를 정확히 해야 한다는 것이다. 우리가 우리의 고유명사를 알파벳으로 옮길 때 골치아픈 부분이 ‘ㅓ’를 ‘eo’로 표기해놓는다는 것이다. 저자는 로만알파벳표기가 영어표기가 아님을 지적한다. 결국 따라야 한다는 것이다. 동의할 수 있느나 승복하기는 쉽지 않다.

 

책의 뒷부분에는 문장과 문장가들 열전이다. 김윤식, 최일남, 양주동, 김현, 전혜린, 정운영 등 우리 귀에 익숙한 이들에 대한 문장평이 이어진다. 밥이 배부르기 위해 먹는 것을 넘어 맛을 논하는 대상이듯 문장도 그 도구로서의 가치를 넘어 음미의 대상이다. 한 시대를 풍미했던 문장가들에 대한 저자의 평은 책의 백미다. 문장은 우리가 가장 저렴하게 맛볼 수 있는 호사라는 생각이 든다. 그런 저자들의 책을 사들고 곱씹으면 되므로. 충분히 맛이 잘 우러날 때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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