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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와 같은 사람들을 미국에서 부르는 단어는 WASP(White Anglo-Saxon Puritan)이다. 그런데 이 저자는 심지어 태생도 보스톤의 플리머스다. 청교도들이 영국을 떠나 기착한 첫 근거지. 말하자면 골수 정통 미국인이라고 해야 할 판이다. 그런데 그가 한국 여자를 만나 결혼하고 본의 아니게 처가살이까지 하다 결국은 처가에서 운영하는 델리 점원으로 일하게 되면서 일이 발생한다.

 

이야기가 벌어지는 곳은 뉴욕 안에서도 좀 구질구질한 냄새가 이름에서 풍기는 브루클린이다. 이 우아한 아저씨의 주업은 미국의 문학잡지인 <The Paris Review>의 편집인. 그런데 갑자기 저녁에는 이 구질구질한 동네의 구멍가게 카운터에 서 있어야 하는 신세가 된 것이다. 그리고 그 구멍가게를 운영하는 사람들은 코리언들이다. 여러 모로 보아 그다지 행복해 할 수 없는 환경이다. 좀더 솔직하게 말하면 어서 벗어나야 하는 환경이다.

 

2년의 델리 카운터 생활을 마치고 쓴 글이다. 우선 감탄할 것은 저자의 글솜씨다. 대체로 미국인들은 매사에 긍정적이다. 미국 저자의 글들에서 그런 느낌들이 좀 많이 느껴지는데 저자는 그런 수준을 또 뛰어넘는 글을 보여준다. 관찰은 날카롭고 서술은 발랄하다. 저자는 적당한 수준에서 자신을 힐난할 줄 알고 그 미덕을 책에서 여지없이 풀어놓는다. 문학계간지 편집자의 면모가 여실히 드러난다.

 

책은 다양하게 읽힌다. 이것은 단지 코리언이라는 특이한 이민집단에 관한 것에서 머물지 않는다. 미국, 뉴욕, 이민, 사회, 인종 등의 거대한 담론이 현미경 같은 구멍가게 일상에서 고스란히 벌어지고 있음을 저자는 넌즈시 보여준다. 책을 읽고나니 이 등장인물들이 갑자기 보고싶어지기도 한다. 코스타리카라고 자신이 절대 가보지 못한 지명이 새겨진 탱크탑을 입고 있는 장모와 그의 딸, 그리고 저자. 인터넷을 검색하니 저자의 사진도 나오기는 한다. 뉴욕타임즈의 따뜻한 서평이 책을 잘 옮겨놓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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