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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부터 이십년 정도 전에 어느 잡지에 등장한 주부가 취미가 현대건축답사라고 해서 좀 놀랐던 경험이 있다. 당시에는 건물이 답사의 대상이 되지 않던 시대였다. 그런 사람이 계속 등장하리라느 생각에 나도 건축입문서를 썼을 것이다. 그런데 시간이 흘러 지금은 아예 건축답사의 결과가 책으로 나오는 시기가 되었다. 외국의 건물을 보고 와서 보니 좋았더라는 답사기가 아니고 가까운 곳의 건물을 마음을 움직여 읽어낸 답사기다. 

 

건물이 마음을 품기 위해서는 거기 이미 건축가의 마음이 녹아있어야 할 것이다. 그러기에 이 책에 등장하는 것은 주로 기념관이다. 마음을 녹여야 존재의 의미가 있는 건물들이다. 교통사고로 잃은 딸을 담기 위해 아버지가 출원한 재원으로 세운 이진아기념도서관이 가장 앞서 나온다. 다른 어떤 건물보다 마음이 아픈 사연을 담고 있는 건물이니 저자가 가장 앞서 이야기를 풀어내는 단서로 삼았음이 충분히 이해가 된다.

 

저자가 뽑은 건물들은 대한성공회 서울대성당, 이린이대공원 꿈마루, 기적의 도서관, 전쟁과 여성인권박물관, 옛 부여박물관, 봉하마을묘역, 시기리야 요세 등으로 이어진다. 저자의 마음을 희노애락으로 나누어 담은 건물들이다. 기자라는 저자의 직업답게 취재가 충실하여 감정전달의 설득력이 있으면서 간단명료한 문장 덕에 읽으면서 마음이 편한해지는 그런 책이다. 

 

세상은 생각보다 빠르게 변했다. 십 수년 전일 것인데 저자는 기억을 하는지 모르겠다. 본인이 정년퇴직하기 전까지는 일간지에 건축담당기자가 생기지는 않을 것이라고 예측했었는데 어느새 본인이 그 건축담당기자가 되어버렸으니. 건축계로 보면 당연히 좋은 일일 수밖에 없다. 떠밀려 기사쓰는 기자가 아니고 본인이 좋아서 건축기사를 쓰는 기자가 있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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