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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책을 읽으면 그림을 잘 그릴 수 있을까. 혹은 이런 책을 사는 사람들은 이런 책을 읽으면 그림을 잘 그릴 수 있을 거라고 믿는 걸까. 내가 아는 어느 어르신은 낚시를 시작하시기 전에 시중에 나온 모든 낚시 관련 서적을 모두 읽으셨다고 했다. 내 관심은 그 책들이 그의 낚시에 얼마나 도움이 되었을까 하는 것이다.

 

내게도 이런 드로잉에 관한 책이 몇 권 있는데, 물론 이런 책을 산 첫 이유는 이걸 읽으면 그림을 잘 그릴 수 있을지도 모른다는 기대 때문이겠다. 그런 기대가 별 의미없음을 깨닫는 것은 그리 오래 걸리지 않는다. 그럼에도 내가 이런 책을 사는 이유는 서술의 방식에 대한 궁금증 때문이다. 과연 그림 그리는 방식을 서술로 전달할 수 있을까. 그것이 내가 수업에서 주장하는 바, 기술과 기교의 차이를 확인해주기 때문이다.

 

이 책을 읽으면서 드는 생각은 여전히 그림은 기교라는 것이다. 당연하다. 책을 읽어서 최고의 피아니스트가 될 수 있다면 피아니스트는 학자일 것이다. 가장 위대한 화가도 학자일 것이다. 그러나 어떤 경우에도 최고의 연주가, 화가, 조각가가 최고의 학자로 수렴되는 일은 없다. 그것이 비로 기교가 지닌 비논리적 의미이고 여전히 연주자, 화가, 조각가가 경이롭게 존중받는 이유일 것이다.

 

이 책이 여전히 데생 능력배양의 한계를 보여준다면 다음 질문은 정도에 관한 것이다.  이 책은 그림 그리는 방식을 얼마나 잘 설명해주는가라는 것. 결론은 대단히 잘 설명한다는 것이다. 내가 지닌 몇 책이 저자의 지적인, 혹은 의사소통방식의 무능력을 스스로 표현했던 것에 비하면 이 책은 그림 그리는데 중요한 것이 과연 무엇인지를 확실히 드러내준다. 논리와 같은 헛소리의 관념을 지우고 눈을 믿으라는 것이다. 거기는 우리가 알고 있는 어떤 형태가 있는 것이 아니고 빛과 어둠이 그려내는 구분점만 존재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이 책은 읽으면서 마음이 편하고 기분이 좋았다. 여기 색채가 더해져야 한다고 하면 특별히 이 책을 고를 이유는 없을 것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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