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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자회담, KEDO, 핵사찰, 특사…. 한동안 언론을 통해 익히 듣던 단어들이다. 그런데 저 단어들이 도대체 어떻게 의제로 형성되어 진행되어갔는지를 알기 위해서는 꾸준한 모니터링과 정리가 필요할 것이다. 그러나 그런 관심과 노력을 기울이는 사람이 그다지 많을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다. 바로 이 책이 그런 사건들을 좀더 거시적인 관점에서 이해하도록 일목요연하게 정리해주고 있다.

 

제목대로 주인공은 남북한이다. 정확히 말하자면 남북한의 최고 수뇌부들에 의해 움직이는 두 집단이라고 해야 하겠다. 거기에 미국이 끼어있고 가끔 중국, 일본, 러시아가 거든다. 대통령, 혹은 행정부 조직이 서로 어떻게 얽혀서 오늘의 정치외교상황에 이르렀는지 이 책은 참으로 흥미진진하게 서술하고 있다. 경악, 분노 등의 단어가 등장하는 서술의 밀도로 보면 무협지라고 해도 좋을 정도다. 

 

꽤 오래 전에 서울시장이 주재하는 회의에 처음으로 참석했다가 들었던 느낌은 초등학교 오학년 교실과 크게 다르지 않다는 것이었다. 대단한 체계를 갖추고 있는 것도 아니고 그냥 자연인들이 모여서 서로 궁시렁거린다는 느낌이었던 것이다. 그런데 이 책에 등장하고 그려지는 인물들이 딱 그런 상황이다. 가장 인상적인 것은 미국의 부시행정부인데 이미 알려진 ABC(All But Clinton) 정책이 말 그대로 초등학생들 교실 분위기처럼 그려져 있는 것이다.

 

그럼에도 책을 읽으면서 드는 생각은 외교의 정교함이다. 수시로 기분상하고 비논리적으로 판단하는 대상을 구슬려서 자신이 뚯하는 바를 관철하기 위해 얼마나 정교하게 외교적 사안들이 검토되고 실행되는지를 알게되는 것이다. 결국 사람과 사람이 만나서 이야기를 해야 하다보니 그들의 행동거지, 말투가 모두 중요해지고 그 결과는 국가의 안위를 좌우하게 된다는 좀 당황스런 결론. 특사파견, 국빈방문, 사절파견 등의 의미를 얼추 깨닫게 된다는 것이다.

 

육십이 넘은 남쪽의 대통령이 이십대의 국방1위원장을 만나서 이야기하는 것은 참으로 난감한 일이겠다는 생각이 든다. 그럼에도 교묘히 이를 처리해내는 능력을 아마 외교적 능력이라고 해야 하겠다. 조간신문의 단어들을 좀더 자세히 음미하게 해주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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