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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충체육관을 필리핀의 원조로 지었다는 이야기도 들렸다. 1960년대에는 필리핀의 소득수준이 한국보다 높았다는 생생한 증거로 알려진 이야기였다. 지금 한국의 국민들이 일반적으로 보는 필리핀은 백주에 총격전이 벌어지고 부패한 관리가 정부를 채우고 있다는 정도일 것이다. 그리고 경제적으로 궁핍하고. 

 

부패, 불평등, 경제침체 등의 이야기는 항상 붙어다니는 단어인데 문제는 그 인과관계다. 이 책은 한국, 타이완, 필리핀을 비교하면서 그 인과관계를 정리한 것이다. 부패는 ‘사적 이익을 얻기 위한 공직의 남용’이라는 정의에서 이야기는 출발한다.  그 부패는 결국 경제침체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부패의 측정이 쉽지는 않으나 다양한 계수들을 통해 추론하면 필리핀이 가장 부패했고 타이완이 가장 덜 부패해있다고 한다. 한국은 그 중간 어디에 있는데 타이완에 조금 더 가까운 위치일 것이고.

 

저자가 지적하는 부패의 양상은 선거부패의 결과인 후견주의(clientelism), 관료부패인 엽관주의(patronage job)로 드러난다. 그리고 그 부패는 사회불평등에서 시작된다는 것이다. 저자가 꼽은 세 국가는 20세기 초반 식민지였고 독재권위주의 정권을 경험하고 1980년대 후반 민주화를 이루었다는 공통점이 있다. 출발점에서 가장 앞선 필리핀이 오늘 이 모양이 된 원인으로 저자가 적시하는 것은 출발점의 사회불평등이다.

 

저자가 명쾌히 지목하는 불평등의 시발점은 토지개혁이다. 공산주의 위협이 중요했던 한국과 타이완에서 미군정은 결국 토지개혁을 실시했고, 이 성공이 바로 사회불평등 해소의 전기가 되었다는 것이다. 그간 한국사회 발전의 중요한 동인으로 지목되었던 교육도 이 불평등 해소의 결과라고 저자는 설명한다. 불평등 해소가 없었으면 소작농의 아들이 어찌 교육을 기대했겠느냐는 것. 

 

타이완과 비교하여 한국이 지닌 문제로 저자가 지목하는 것은 재벌중심의 경제구조다. 중소기업 중심의 타이완에 비하면 사회불평등과 부패의 가능성이 훨씬 높다는 것. 대통령이 재벌그룹 총수들을 독대하면서 기금출원을 강요했다는 보도를 접하면서 저자의 분석이 놀랍게 정확하다는 생각이 든다. 휘청거리는 세상을 흔들리지 않고 바라볼 수 있는 시각을 제공하는 이런 책은 요즘 특히 더 가치가 새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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