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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버겁다. 우선 두 권으로 나뉜 책의 첫 권만 해도 670쪽이 넘는 분량이다. 지역은 중국과 그 인근 국가이되 당연히 한국이 좀 더 자세히 기술되어 있다. 첫 권의 시기는 18세기 후반에서 끝난다. 책 분량보다 더 버거운 것은 저자의 냉혹함이다. 저자는 한국을 ‘우리’라는 주관화를 통해 서술하지 않는다. 그냥 중국 변방의 한 지역과 역사 공동체의 하나로 놓고 있을 따름이다. 그런만큼 한글역사서로 독특한 이 책은 구석구석을 대강 읽어 넘어가기 어렵다. 그러기에 책은 읽기에 버겁다.

 

저자는 중국사를 분석한 틀로는 이제 거의 정론에 가깝게 받아들여지는 페어뱅크의 유목민과 농경민의 교호 구도로 논의를 시작한다. 한족과 북방유목민을 구분하는 물리적 경계로 진나라 이후 설정된 틀이 만리장성이고 근대가 가까와 오면서 그 핵심공간으로는 요동지역이 부각된다는 것이다. 한국은 통일신라 이후 가감없는 중국의 속방이었다는 지적에 한치의 변명도 에누리도 없다. 

 

책 제목에서 드러나듯 이 역사서는 전쟁을 쓰고 있다. 이 전쟁을 통해 한국의 최고권력은 자신의 생존에 바빴고 그 과정에서 희생된 것은 활자로 남지 않은 수 많은 민초들이라는 것이다. 임진왜란은 이순신의 승전을 통해 조선이 승리한 전쟁인 것처럼 서술되곤 하지만 냉정히 보면 이 땅에서 벌어진 명나라와 일본의 전쟁이라는 것. 청나라가 중원의 지배자가 되었을 때 조선은 결국 황당하고도 실체가 없는 중화주의로 몰입해들어갔다는 것.  

 

저자는 병자호란 이후 조선의 역사를 문화적으로 재건하여 서술하려던 역사학자들의 의지와 노력을 단숨에 밀어내 버린다. 나는 세상을 냉혹할만큼 객관적으로 보고자하는 저자의 시각에 전적으로 공감한다. 단 하나 아쉬운 부분은 임진왜란의 서술에서 몇 번 인용된 소설의 부분들이 책의 객관성을 훼손한다는 것이다. 책은 쉬 읽을 수 없고 그래서 19세기 이후를 좀더 폭넓게 서술하는 2권은 잠시 숨을 더 고른 후에 읽어야 할 부분으로 남겨놓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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