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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가 누군지에 관해서는 새로 이야기할 필요도 없다. 나는 이 저자의 글쓰기 방식에 동의하는 편은 아니나 그것은 오로지 스타일의 문제다. 그리고 그가 건축에 대해서 이야기하는 경우가 아니라면 그의 주장에 토를 달만한 내공이 되지도 못한다. 이런 유보적이고 어정쩡한 상황에서도 그가 기독교에 대해 이야기하는 대목에 대해서 나는 그 주장에 거의 완전히 동의한다. 그는 스스로를 지나치게 앞에 내세운다는 껄끄러운 점만 빼면 대단히 명료하고 정확하게 단어를 선택하는 사람이고 기독교라는 주제에서도 그가 내보인 모습은 다르지 않다.

 

Christianity를 음차한 ‘기독교’는 영어와 한글이라는 차이를 넘어 이미 지칭 대상이 달라졌다. 즉 한국의 기독교는 그 자체가 다른 유일신을 섬기는 종교가 되어버렸다는 것이다. 그 배경에 깔린 이유가 무엇인지를 설명하기는 쉽지 않다. 그러나 이런 저런 기회로 가서 듣게되는 한국 교회의 설교는 이미 영문서적에서는 넘치게 돌아다니는 실증적 예수에 관한 내용은 요만큼도 묻어있지 않다는 것이 의아하기만 하다. 이 책은 이미 영문서적들 중에서는 중요한 자리를 잡고 있는 ‘도마복음’을 제목에 두고 있다.

 

책 내용은 사실 ‘도마복음’ 자체에 관한 것은 아니다. 오히려 부제에 적힌대로 저자의 초기기독교 성지 순례기다. 저자는 그러나 패키지 성지관광으로는 이를 수 없는 현장을 돌아다녔다. <중앙SUNDAY>에 연재한 내용이라니 가능한 일이었을 것이다. 글원고만큼 놀라운 것은 사진이다. 저자와 동반한 기자가 찍은 사진들은 뜨겁고 강렬한 햇빛의 도움만으로는 설명이 어려울 정도로 강렬하다. 거의 모든 사진에 저자가 피사체로 등장한다는 것이 껄끄럽기는 하지만.

 

책은 제목을 바꿔 <도마복음 한글역주>로 나머지 시리즈가 나온 모양이다. 2권은 같은 기행문이고 3권이 도마복음의 한글 역주인 것 같다. 신화적 인물이 아닌 역사적 인물로서의 예수를 만나고 싶은 사람에게 적절한 책이리라 믿는다. 실증적 예수에 관한 책으로 내가 읽은 많지 않은 책이나마 그 중 가장 인상적인 것은 Michael Baigent의 <The Jesus Papers>다. 이 저자가 훨씬 이전에 쓴 <Holy Blood, Holy Grail>은 <다빈치코드>의 기반이 된 책이다. 문헌으로 남은 이천년 전의 인간 예수를 알고 싶은 사람에게 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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