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our address will show here +12 34 56 78

원제는 “THE CITY: A Global History”다. 그런데 책은 200쪽이 조금 넘는 분량이다. 열 배가 넘는 서술공간이 필요하다고 해도 믿을 판인데 이를 저 공간에 축약한다고 하면 저자는 대단한 내공을 갖고 있거나 아는 바가 별로 없어 용감한 사람일 것이다. 책을 읽고 난 판단으로 저자는 전자에 해당하겠다.

 

책을 읽으면서 고등학교 떄 교과사를 읽는 느낌을 자꾸 받았다. 지극히 간단한 문장에 중요한 사안들을 꾸려넣으니 거기 들어있는 단어 하나하나를 쉽게 넘어갈 수 없는 것이다. 그럼에도 이렇게 축약된 저서가 주는 장점은 전체를 보는 시각을 제공해준다는 점이다. 헤로도투스 시대 이전부터 재현되기 어려운 역사를 거쳐온 도시들이 과연 오늘 어떤 의미를 갖고 있는지를 조감하게 해준다.

 

시시콜콜한 사건을 다 짚으며 사회학, 인류학적 입장에서 서술된 <불평등의 창조.>와 이 책이 공유하는 관점은 도시의 시작을 종교와 권력으로 보고 있다는 것이다. <불평등의 창조>에서는 처음의 권력이 종교에 빚지고 있다는 것이므로 그 둘을 나눌 수는 없다는 것이겠으나 의외로 교환이 그리 중요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두 책의 저자들은 같은 입장을 보이고 있다. 교환이 중요했던 첫 도시는 페니키아였지만 그건 오히여 특수한 상황이었다는 것이다.

 

세상의 도시들이 걷잡을 수 없이 커지면서 소위 메가폴리스, 메트로폴리스 등으로 지칭해야 하는 것들이 생겨났다. 이 저자가 다른 도시사의 저자들과 확연히 다른 점은 도시의 미래를 진단한다는 점이다. 과연 어떤 도시가 경쟁력을 유지할 것인가라는 질문에 대한 답이다. 20세기 후반 제조업의 에너지가 소진되고 그 자리에 서비스, 금융업이 도시의 엔진으로 자리잡았지만 중요한 것은 분류된 산업구조가 아니라는 것. 중요한 것은 “널리 공유된 신념체계”라는 것이다.

 

결론에 이르고 보니 저자가 계속 일관되게 강조한 점이 확연히 드러난다. 도시구성원들이 공유하고 융합될 수 있는 윤리적 규율이 바로 그것이다. 주거, 교통, 환경 등과 같은 단위 사업에 관심이 있던 도시엔지니어들의 윗 공간에서 던져넣는 화두인 셈이다. 공유하는 가치관이 없는데 찬란한 도시는 무슨 의미가 있느냐는 화두. 


REVIEWS

REVIEWS

REVIEWS

REVIEW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