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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는 본인이 쓰레기탐색자였다. 그리고 대학교수다. 사회학, 범죄정의학이 전공이라는 이 교수는 원래 재직하던 학교를 그만 두고 다른 학교로 옮기기 전 일년 가까이 쓰레기를 뒤지며 살았다. 학문적 호기심이라는 멋진 말보다는 생존을 위한 선택이었다는 절박한 단어가 이유로 합당했다고 한다. 미국에서는 충분히 있을 법한 일이기도 하다. 그 탐색의 결과가 바로 이 책이다.

 

쓰레기에 대한 분석적 내용을 기대했지만 실상은 본인이 일기처럼 써온 쓰레기 탐색의 일상이 주 내용을 이루고 있다. 미국의 사회상을 다소 경험한 사람이면 좀더 쉽게 공감을 할 수 있으리라는 느낌이 드는 것이 바로 그 때문일 것이다. 물론 그 과정에서 끼어드는 사회적 성찰이 빠지지는 않는다. 도대체 인간은 왜 쇼핑을 하고 사는지. 베블린이 오래 전에 지적한 대로 저자의 결론은 쇼핑은 과시를 위한 것이라는데 다가간다. 아니라면 쓰레기통이 이처럼 멀쩡한 것들로 채워질 이유가 없다.

 

가장 큰 질문은 이 ‘쓰레기(Trash, 그리고 이를 담고 있는 Dumpster)’의 정체다. 그 정체는 그 쓰레기의 소유자, 혹은 처분 주체의 규정에 의해 달라질 것이다. 쓰레기는 버린 자의 것인지, 혹은 가로 정리의 책임을 맡고 있는 시정부의 것인지, 혹은 누구든지 먼저 보고 뒤져서 갖는 사람의 것인지. 이 갈래에 따라 거리에서 쓰레기를 뒤져 생존하는 사람들은 범법과 합법의 기로에 서게 된다.

 

점점 더 쓰레기의 정체에 대해 궁금해진다. 방 안의 쓰레기통에 들어있는 것이 쓰레기라면 노상에 방치된 것은 쓰레기인지 아닌지. 쓰레기통에 버려진 유명한 건축가의 스케치를 찾아서 간직해온 직원에게 그 쓰레기, 아니 스케치의 법적인 권한은 어디까지 있는 것인지. 그 스케치의 저작권과 소유권의 구분은 어떻게 되는 것인지.

 

오래 전에 읽은 쓰레기에 관한 소설이 갑자기 생각이 난다. 맨 마지막 구절이 왜 진실은 쓰레기통에만 있는 것이냐는 것이었다. 이 쓰레기통이 비유적 의미가 아니라 물체를 지칭하는 단어로 절묘하게 사용되었기에 감탄을 했던 적이 있는데. 진실이 쓰레기통에 있는지는 몰라도 거기서 건져내 재활용되는 것들에 새로운 세상이 있기는 한 것 같다. 특히 그것이 헌 책이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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